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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씨 죽음 ‘침묵·외면’ 보수언론, 靑 비판 자격 있나[하성태의 와이드뷰] 노동자에 적대적 프레임 일관하더니.. ‘靑수석 빈소 방문’ 기사는 상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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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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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5  14:46:22
수정 2018.12.15  15: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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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14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다 숨진 故 김용균 씨의 빈소가 마련된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아 한 노조원의 항의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사람이 죽어야 오십니까, 죽은 사람이랑 대화가 가능합니까?”

고 김용균(24)씨의 회사 동료와 시민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은 청와대 이용선 시민사회 수석에게 쓴 소리를 쏟아내고 있었다. 이들의 절규가 소셜 미디어상에서 회자되기에 충분할 만큼 절절했다. 그렇게 14일 오후 충남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24)씨 빈소에 청와대 이용선 수석이 찾았고, “대통령이 보내서 왔다”는 그는 송구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수석의 방문이 억울하고 비통하게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위로할 순 없었을 것이다.

이날 밤 YTN 생방송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한 고 김용균 씨의 부모 김해기·김미숙 씨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아달라며 비정규직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절절하게 펼쳐내고 있었다.

“아이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하라고 푯말을 들고 있는 거 정말 살아서 못 이룬 꿈 죽어서라도 이렇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이가 못 이룬 꿈이니까 우리 부모라도 나서서 그걸 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원청 사람들 다 머리 숙여서 사과를 해야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해도 한이 풀리지 않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아이가 조금이라도 위안이라도 된다면 저는 지금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김미숙 씨)

김용균 씨 부모의 절규.. “행동하는 대통령 되어 달라”

“아이가 취업한다고 수 십 군데 이력서 넣었는데, 마지막에 구한 곳이 여기였습니다. 대통령이 일자리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되고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말로만입니다. 저는 못 믿습니다. 실천하고 보여주는 대통령이었으면 합니다. 행동하는 대통령이 되기 바랍니다. 두서없는 말 마치겠습니다.”

앞서 김해기·김미숙 씨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태안화력 비정규직 고 김용군 씨의 사망사고 현장조사 결과 공개 기자회견에 참석, 눈물을 훔치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씨의 부모는 수 십 군데 이력서를 넣은 끝에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김용균 씨가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감내했던 이유가 바로 한국전력 입사라는 목표였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관련 집회까지 나섰던 김 씨의 안타까운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미숙 씨가 YTN과 한 인터뷰 말미를 보면 이러한 상황이 잘 드러난다.

“부모로서 너무 미안하고 한스럽습니다. 저희가 이런 곳을 일하는 데라고 보냈고... 진짜 저는 모르는 상태에서 아들은 그냥 괜찮은 일자리라고 이야기하고. 어려운 것도 해봐야 된다고 얘기하고. 저번에 한번 휴일이 2~3일 정도 생겨서 왔는데 왔다 갔다 너무 시간도 걸렸어요.

그래서 자주 오는 것도 잘 못 하고, 와서 힘들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두면 안 되겠냐고 그랬는데 아들은 내가 힘든 것도 참아가고 그리고 원래 한전이 목표이니까 거기서 경력을 쌓아가지고 그래서 자기의 목표를 이루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 고 김용균 씨의 부모 김해기·김미숙 씨. <이미지출처=YTN 인터뷰 영상 캡쳐>

조중동에게 ‘위험의 외주화’란?

김해기·김미숙 씨의 부모는 적어도 대통령의,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할 일말의 권리가 있다. 비록 지난 정부들의 책임을 간과할 수 없고 악화일로였던 상황이었지만, 김용균 씨가 현 정부도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방치한 ‘위험의 외주화’의 희생자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특히 지난 1일 생전의 김용균 씨가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팻말을 들고 찍은 인증 사진이 공개되고 김 씨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에 적극 동참했던 스물다섯 청년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씨가 사망한 11일 이후 사건 자체를 홀대하거나 외면·침묵했던 조중동과 같은 보수 매체가 청와대를 비판할 자격이 과연 있을까(관련 기사 :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조선·동아엔 없다). ‘귀족 노조’ 죽이기와 노동자에 대한 적대적인 프레임으로 일관했던 이 보수지들은 이용선 수석이 김 씨의 빈소에서 홀대받고 비판받은 장면만큼은 아주 상세하고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14일 <대통령 만나자고 할 때는 안 오더니, 사람이 죽어야 오나>라는 기사로, <중앙일보> 역시 같은 날 <靑수석 “대통령이 보내서 왔다”···“사람 죽어야 오나” 항의>라는 기사로 청와대에 비판적인 논조로 일관했다(<동아일보>는 아예 기사조차 없었다). 과연 이들이 김용균 씨의 부모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을, 현 정부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 걸까. 그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밝혀내는 것 역시 유력 언론의 ‘책임’과 결부된 문제이지 않은가.

   
▲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 <이미지출처=YTN 인터뷰 영상 캡쳐>

“따지고 싶었습니다. 나라의 책임자들이 이런 공공기관에 이렇게 은폐돼서 숨기려는 불법들이 너무 많이 있는데, 이런 곳에 우리 자식을 보내게끔 만든 나라에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그 사람들한테 이런 환경을 주어지게 한 원청, 그 사람들을 명명백백히 나쁜 걸, 그런 걸 다 밝혀서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하고 벌을 받고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YTN에 출연한 김미숙 씨는 이러한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김 씨가 사망한 한국서부발전에서 최근 6년간 발생한 사망 사고 피해자 모두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중동이 침묵했던 그 ‘위험의 외주화’가 명백한 사실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김 씨의 죽음을 두고 청와대 비판에나 이용하는 보수매체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숨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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