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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SOFA 개정을 말하는 이유“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서 한미동맹 관계 ‘정상화’ 필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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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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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0  09:46:11
수정 2018.10.20  10: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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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지난 8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제6차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외교부/뉴시스>

한미 간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한미 군사 관계의 역사와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한국에 군사적 부담을 더 요구할 수 있는 구조다. 그간 한국은 주한미군에 부지와 시설을 제공하면서 그 주둔비용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미국이 한 가지를 더 요구하고 나왔다.

미국은 한미 연합 훈련 등을 하면서 한반도 및 그 주변에 배치할 전략자산(핵추진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잠수함, 장거리 전략 폭격기 B-1B와 B-52 등)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라며 방위비 분담 항목에 '작전지원'을 신설하고, 그에 따라 분담액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 '방위비 분담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 비핵화 또는 북한 비핵화와 남북한 교류 협력 조치가 동시적으로 취해지면서 주한미군은 국제적인 관심사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주한미군은 남북한, 미국 측이 한반도 평화체제 도입 이후에도 계속 주둔하는 것으로 공식화되었고, 중국은 이에 대해 10월 4일자 <환구시보>를 통해 ‘중국이 통일 한반도에서 미군과 직접 대치하는 상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을 요구한 것이다.

주한미군이 현재와 같은 위상으로 통일 이후에도 계속 주둔함을 전제한다 해도 한미 간 군사관계의 실상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미 군사 동맹이 성문화된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는 한반도에 미군을 배치하는 것을 미국의 ‘권리(right)’로 규정해 미국의 우월적 지위를 보장했다. 한미 두 나라는 이 ‘권리’의 집행을 위해 1967년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만들어 한국이 주한미군에 부지와 시설을 제공토록 했다.

SOFA의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다. 즉, 주한 미군이 한국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한국 정부가 정치, 경제, 사회적 편리를 제공하는 사항을 규정한 한·미 간의 협정이다. 평택 미군 기지 규모가 세계 최대가 된 근거의 하나다.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경비는 SOFA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한국이 경제발전을 한 이후 한미가 체결한 1991년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SMA는 SOFA 5조 1항(미측은 한측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를 부담한다)의 예외적, 특별 조치를 규정한 협정이다. 미국과 SMA를 맺은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행사하는 권리를 집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위 협정 두 개도 그 모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함축되어 있는 불평등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전시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군 사령관이 행사하게 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군사주권을 상당부분 대행하는 구조가 정착되었다. 미국이 대북 압박용으로 내미는 선제공격 카드도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군사적 ‘권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주한미군 처리촉구 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지난 5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평 미군기지 맹독성폐기물 주한미군 처리 촉구, 용산 미군기지 온전환 반환, 불평등한 한미 SOFA 개정 등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미국은 한국에서의 군사적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에 의한 환경오염 등에 대한 합당한 의무조차 지지 않으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도 매번 증액되어 한국은 2018년 현재 1조원 가까운 천문학적인 액수를 부담하고 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이 조약의 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배치할 ‘권리’를 수용(accept)하고 한국은 허여(grant)한 것이다.

흔히 국가 간 조약은 협정보다 더 강력한 개념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권리’라고 명문화한 다른 사례는 찾기 어렵다. 조약 체결 당시의 시대 상황이 반영되었다 해도 21세기에 존속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불평등성은 필리핀의 미국과의 군사동맹 내용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필리핀과 미국의 상호방위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필리핀에 영구적인 군 주재나 군사기지를 만들 수 없고 핵무기의 필리핀 진입은 금지되며 미군은 환경 보호 조치 등의 부문에서 필리핀 법규 등을 준수해야 한다. 유엔 회원국이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만들어진 군사동맹이다.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 등의 우월적 지위와 한국 정부에 대한 통제력을 앞세워 한미군사훈련이나 대북선제 공격 카드를 대북협상용으로 휘두르고 있다. 만약 한미동맹관계를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협정 관계 수준으로 정상화시킨다면 대북 선제공격 카드를 미국이 활용할 수 없게 되고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가 정상적이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한미동맹의 정상화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이 국민의 혈세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http://www.kopf.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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