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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임종헌과 추격전 벌인 홍세정 PD의 후일담[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48] ‘PD수첩’ 조연출 홍세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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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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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1  13:35:02
수정 2018.07.21  15: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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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페이스북에는 한 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MBC <PD수첩>이 10일 방송된 ‘양승태의 부당거래’ 편 중 편집하지 않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PD수첩> 조연출인 홍세정 PD의 추격전 풀 버전을 공개한 것이다.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지만 이 장면만 놓고 고면 <런닝맨>을 뛰어넘는 역대급 추격전이라는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추격전을 벌인 홍세정 PD를 지난 18일 서울 마포역 근처 커피숍에서 만나 임 전 차장 취재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홍세정 PD와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조연출 홍세정 PD <사진=이영광 기자>

“‘국회의원 로비 문자’ 의혹 터진 날이라 운동 나올지 몰랐다”

- 지난주 방송된 <PD수첩> ‘양승태의 부당거래’에서 임종헌 전 법원 행정처 차장과의 추격전이 방송 나간 후 화제인데 어떠세요?

“임종헌 전 차장을 쫓아가고 나서는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왜냐면 너무 빨라서 저희가 쫓아가다 카메라 감독님만 따라가고 저는 못 따라가고 뒤에서 소리만 쳤거든요. 끝난 후 다리가 너무 떨려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사법 농단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생각보다 관심이 없으니 화제가 될 줄은 전혀 예상 못 했어요.” 

- 페이스북에 풀타임 영상을 공개했잖아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방송엔 편집본이 나갔죠. 풀타임은 2분 정도거든요. 2분을 다 보여준다는 게 모험일 거 같아서 보여줄 것만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나갔는데 그 이후 풀타임을 SNS에 공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나가게 된 거예요.” 

- 학교 운동장이었던 거 같은데 임 전 처장이 매일 거기에서 조깅한다는 제보를 받으신 건가요?

“제보자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제보를 받고 새벽에 거길 찾아갔어요. 제 생각엔 저희가 갔을 땐 임 전 차장이 이미 운동을 하는 중이었고 저희는 임 전 차장을 찾으려고 운동하는 척하며 운동장을 걸었어요. 걷는 데 뒤에서 누가 오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보니까 임 전 차장인 거예요. 그날 운동 나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그 전날 임 전 차장이 국회의원에게 자기가 변호사 등록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로비 형식의 문자가 터진 다음 날이라서 설마 운동 나올까 했죠. 그런데 나온 걸 보고 지켜보다 쫓아갔죠.”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만나자마자 <PD수첩>에서 나왔다고 신분을 밝혔잖아요. 차라리 편한 얘기로 유도하다 나중에 신분을 밝혔어도 됐을 텐데 처음부터 밝힌 이유는 뭐죠?

“대답 안 해줄 걸 아니까 차라리 신분을 먼저 밝히면 어떤 응답이 있지 않을까 해서 ‘안녕하세요. <PD수첩>입니다’라고 먼저 밝혔어요. 그 말 하자마자 줄행랑 쳤잖아요. 그건 전혀 예상 못 했고 뛸 때 이선영 카메라 감독님하고 눈이 마주쳤어요. 그래서 쫓아간 거예요. 신분을 밝히면 응답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밝혔는데 도망가는 게 응답이었던 거죠.” 

- 평소 달리기는 조금 하셨어요?

“학교 다닐 때는 운동 잘해서 오래달리기 1등 했거든요. 근데 그건 어릴 때고요. 정말 놀란 건 임 전 차장이 매일 운동한다는 첩보를 들었지만 진짜 잘 달려요. 카메라엔 제대로 안 잡혔는데 카메라 감독님도 쫓아가기 버거워하셨어요. 심지어 카메라 감독님 하시는 말이 운동선수 장미란 촬영한 만큼 힘들대요. 그 정도로 너무 빨랐어요.” 

- 뛰면서도 계속 질문하던데 질문은 준비해간 것인지 아니면 즉흥적인 건가요?

“하창우 변협 회장 관련 질문은 준비한 거예요. 그런데 그 후 너무 달려서 정신이 없었어요. 마음이 급해서 미친 듯이 질문했던 기억이 나요. 내용은 기억 안 나지만 계속 질문을 던졌는데 첫 질문 이후엔 제정신으로 질문 한 건 아닌 것 같아요.” 

- 질문은 몇 개 정도 준비한 건가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학교 운동장 가며 카메라 감독님하고 한 얘기가 나오겠냐는 얘기만 했어요. 보통의 멘탈로는 운동하러 나올 수는 없을 거라고 했는데 나왔더라고요. 기본적인 질문 세 가지 정도 준비했던 거 같아요.” 

- 그럼 안 나오리라고 생각했는데 간 건 혹시나였어요?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나오든 안 나오든 꼭 만나봐야 할 사람이고 만날 방법은 그곳을 가는 것뿐이니까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등 관련 인물들 모두 두문불출하는 상황이라 갔지만 임 전 차장이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하긴 했어요.”

- 나온 걸 보고 멘붕이었겠네요(웃음)?

“네. 진짜 멘붕이었어요. 운동하는 척하며 운동장을 돌다가 임 전 차장 발견했을 때 그대로 뒤로 빠져서 와이어리스 챙기면서 제 목소리가 ‘큰일 났다. 어떡하지?’라고 했죠. 다른 PD님도 그렇겠지만 막상 엠부시(ambush, 매복)하려고 그 사람 보면 질문 뭘 해야 할지 엄청 고민하고 뒤돌아가서 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물론 기본적인 건 쫓아 왔고 임 전 차장은 사법 농단 핵심이라 계속 정보를 받아 왔지만 그래도 긴장 많이 되더라고요.”

-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나온 걸 봤을 때 ‘제 뭐야. 어떻게 오늘 나와?’란 생각 들었을 같은데.

“그런 마음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보통 멘탈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전날 학교에 도착해서 임 전 차장과 추격전을 펼친 것까지 15분 걸렸어요. 15분 후 전 장렬히 전사했고 회사 가서 다리가 너무 떨렸기 때문에 뭘 할 수 없었죠.” 

- 기다리지도 않은 거예요?

“거의 기다리지 않았어요. 도착해서 바로 임 전 차장 발견했고 뛰는 걸 보다 질문을 던졌는데 2분 정도 추격한 거예요. 택시 탈 줄은 몰랐고 학교 후문 나가자마자 택시가 오더라고요. 그때 미친 듯 따라갔지만 전 따라가지 못하고 카메라 감독님이 따라가서 문 잡고 타려고 했는데 문에 손을 찧었던 것 같아요. ‘아’하며 손 털고 떨더라고요. 문은 잠갔고요. 그렇게 도망칠 거면서 그런 사법 농단의 핵심 인물로 그런 일을 했는지 의문이고 놀랐어요.”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임종헌 역대급 줄행랑, 사법부 이 지경까지 왔다는 것”

- 그럼 앞문도 잠긴 건가요?

“그건 제가 정신없어서 생각 못 했는데 아마 카메라 감독님이 타려고 시도했다가 못 타셨죠. 저는 뒤쫓아 와서 질문을 던졌죠. 너무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 창문이 잠겨 있는데 저는 와이어리스를 대고 있었고 임 전 차장은 창문이 잠겨 있는데도 입을 막고 있더라고요.”

- 임 전 처장 취재 장면이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이나 <무한도전>의 추격전 넘는 역대급이란 말이 많아요. 영상으로 보니 어땠어요?

“촬영하고 나서 촬영본 다시 봤거든요. 웃기더라고요. 가장 웃긴 게 뭐냐면 <런닝맨>은 예능인들이 추격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번 판사로 고위직이죠. 더구나 법원 행정처 차장을 하면 법원행정처장도 될 수 있고 거길 나오면 대법관이 되는 등 판사 엘리트 코스를 밟는 자리에 있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줄행랑치며 도망간 게 황당하면서도 웃긴 포인트였죠.” 

- 아쉬웠던 건 무엇인가요?

“가장 아쉬웠던 제가 쫓아가지 못한 거예요. 임 전 차장이 뛸 때 쫓아가지 못하고 제가 멀리서 뛰며 소리쳤거든요. 카메라가 한 대 더 있었다면 같이 투 샷이 잡힌 건 초반밖에 없었거든요. 그게 가장 아쉬워요. 왜냐면 쫓아가서 차라도 탔으면 아마 더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었을 거고 저도 밀쳐지고 카메라도 두세 번 쳤어요. 그 정도로 다급하게 도망갔거든요. 차에 탔다면 맞았을 수도 있죠.” 

- 이번 취재로 느낀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임 전 차장을 취재하며 느꼈던 것은 추격전 했지만 엠부시라는 게 사람들 보기에 왜 저렇게까지 하나라고 느끼시는 분도 있을 텐데 보는 시청자를 위해서 엠부시는 꼭 필요하고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이 얘기할 권리를 주는 것이거든요. 왜냐면 저희가 그분들 얘기 안 듣고 방송 내보내는 건 편향적이고 편파적일 수 있어서 어떻게든 접촉하고 전화 드리고 그게 안 돼서 직접 찾아가는 건데 그건 꼭 필요해요.

그리고 추격전을 하면서 찔리는 게 많은 사람은 그렇게 도망가고 그걸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시청자가 보고 느낄 게 많겠단 거예요. 사법부가 이 지경까지 왔다는 거죠. 그동안 사법 개혁이나 사법 농단에 대해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도 좀 더 관심 가질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해요.”

- 한 번 더 도전해볼 생각 없나요?

“없지 않죠. 사실 또 도망갈지가 가장 궁금하고 얘기를 일단 못 들었잖아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도 어떤 얘기를 못 들었고 어떤 답을 못 들어서 한 번 더 임 전 차장 만나는 건 하고 싶죠. 또 도망가진 않겠죠(웃음).”

- 체력 준비해야 할 거 같은데.

“PD는 체력 단련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엄청 많이 해요(웃음). 헬스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 데 헬스 끊어서 달리기만 집중적으로 하려고요(웃음).”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GO발뉴스>에서 시국 관련 기사를 많이 내보내 주시는 데 구독해 주시는 게 너무 대단한 거 같고 사법 농단에 대해 많은 분이 흥미를 가져야 해요. 이건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문제거든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보다 훨씬 더 권력이 높고 검찰보다 높아서 최정점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재판으로 거래하는 건 큰 문제인데 이거에 대해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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