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하 KTX 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이 지난 5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공동고발등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KTX 해고 승무원 180명이 2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2006년 5월 해고 이후 정규직 전환 투쟁을 벌인지 13년만이다.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와 코레일은 이날 새벽까지 협상을 벌인 끝에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에 참여한 승무원 180명을 코레일이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승무원들은 과거 업무를 담당한 기간을 모두 경력직으로 인정해주는 ‘경력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채용 분야는 사무영업(역무) 6급이며 코레일은 인력운용상황을 고려해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세차례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KTX 승무원 문제는 2006년 코레일(당시 철도청)이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승무원들의 소속을 한국철도유통에서 KTX관광레저로 옮기면서 불거졌다. 

승무원들은 이적을 거부하며 2006년 3월 1일부터 파업을 시작했고 코레일은 파업에 참여한 승무원 280명을 같은 해 5월21일 모두 해고했다. 

승무원들은 2008년 10월1일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을 냈고 1심은 그해 12월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 사용자라고 판결했다. 2심도 부당한 해고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2015년 이 판결을 파기하고 승무원들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결로 한 승무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복직 소식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SNS에서 “너무 오래 걸렸고, 또 일반직으로 복귀하는 거지만 13년의 싸움이 이렇게 결실을 맺다니”라며 “아픔 위에 뭉클함이 몰려온다”고 기쁨을 표했다. 

이 대표는 “김승하 지부장과 막 통화했다. 공사 사장이 방금 최종 사인을 했다고”라며 “통화하는데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너무 모두 수고했고 당당했고 멋집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아울러 이 대표는 KTX 해고 승무원 문제를 다뤘던 KBS 시사예능 ‘거리의 만찬’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거리의 만찬’을 촬영하며 함께 웃고 울었다”며 “복직되어 유라시아 철도를 달리고 싶다던 꿈, 딸에게 승무복을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던 꿈”이라며 “우리는 우연히 그 열차를 타고 반가워 어쩔 줄 몰라 할 장면을 꿈꾸며. 방송이 나가고 꼭 복직되었으면 하고. 손잡았었다”고 떠올렸다. 

‘거리의 만찬’은 개그우먼 박미선씨, 이정미 대표, 김지윤 정치학 박사 등 세 여성 MC가 시사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 문제를 다뤘다.

은수미 성남시장도 KTX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180명 복직이라는 데 실감이 안 난다. 고맙다, 고맙단 말을 되풀이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 시장은 “버텨줘서 정말 고맙다”고 감동을 드러냈다.

이와함께 은 시장은 “그 사건을 연구자로 조사하고 불법파견이라 의견을 낸 것이 2006년이던가”라며 “국회의원으로 다시 만나 함께 노력했던 나날, 청와대에 있을 때도 두 번을 만났다”고 함께 했던 일을 떠올렸다.

은 시장은 “13년, 20대 중반이던 그녀가 이제 마흔을 바라본다”며 “기뻐만 하기엔 가슴이 먹먹하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라고 승무원들의 투쟁의 세월을 곱씹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