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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길환영, 출마는 자유…거짓말엔 책임 물을 것”[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05] 이경호 언론노조 KBS 신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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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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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0  13:49:49
수정 2018.03.10  14: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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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 본부(이하 KBS 새노조) 5대 위원장에 이경호 기자가 선출되었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이번 선거에는 재적 인원 2010명 가운데 1597명(79.4%)이 참여했고, 찬성률 94%를 기록했다.

1995년 기자로 KBS에 입사한 이 신임 위원장은 보도제작국, 과학부, 경영혁신프로젝트팀, 정치외교팀, 경제과학팀 등을 거쳤고 베이징 특파원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KBS 경인센터 인천지국에서 근무 중이다.

어떻게 위원장에 나서게 되었는지 궁금해 지난 7일 KBS 새노조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당선소감과 현재의 KBS 그리고 앞으로 새노조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 신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이경호 언론노조 KBS 신임 본부장 ⓒ 이영광 기자

KBS정상화, 적폐부역세력 제거가 첫걸음

- KBS 새노조 5대 위원장으로 당선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당선 소감 부탁드립니다.

“축하받을 일은 아닌 거 같고 당장 부담이 크네요. KBS가 142일 동안 파업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국면이잖아요. 지금은 지난 10년 동안 잘못된 길을 갔던 KBS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출발대에 서 있는 거죠. 당선되고 난 뒤에 많은 분들이 축하한다고 하시는 데 축하라는 말이 많이 부담스럽죠. 제가 KBS의 앞으로의 과제를 임기 2년 동안 노조위원장으로서 조금이라도 완성해야 하잖아요. 조합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축하보다는 부담이 앞선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선거하면서 노조원을 많이 만나셨을 텐데 노조원들의 요구는 무엇이었어요?

“지난 10년 동안 KBS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했다는 게 내외적인 평가잖아요. 따라서 이제는 파업을 끝내고 현업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된 KBS를 만들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하겠다는 의지들이 아주 크다고 보거든요.

그동안 많은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현업에서 밀려나 있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이제 새로운 사장이 취임하면 모두 현장에 돌아가서 제 역할을 하고 싶은데 그때 과연 KBS가 바뀔 수 있겠냐는 의문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직 고대영 사장이 해임된 것 이외에는 크게 바뀐 게 없잖아요. 다들 기대는 있지만, 그 기대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의구심 같은 것들이 아직은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실제 한 번에 당장 많은 것들이 바뀌기에는 그동안 쌓여있는 잘못된 시스템이라든지 적폐 인사들이 걸림돌이기도 하고요. 조합원들 대부분이 노조가 그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죠.”

- 지난 142일간의 파업 기간 조합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아는데요. 지금은 조합원수가 2,200명을 넘어서서 기존의 기업별 노조인 KBS 노조보다 조합원 수가 더 많아졌고요. 부담감은 없나요?

“조합원 수가 2,200명을 넘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하죠. 과반 노조가 아니거든요. 원활한 노사협상을 하려면 직원 전체 대비 과반이상이 조합원으로 가입해줘야 돼요. 지금보다 3~400명이 더 조합에 가입해주면 과반을 넘거든요, 그래서 조합원이 2,200명으로 늘어나 생기는 부담감이 있다기보다는 아직 조합원 수가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죠.

아시다시피 KBS 내에 저희 노조와 기업별노조인 KBS 노동조합이 양대 축으로 있는데 어디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태죠. 일단 저희 목표는 어느 노조에도 가입하지 않은 비노조원 분들이나 타 노조에 소속되신 분들이 KBS 새노조로 오셔서 과반을 넘기는 게 목표입니다.”

“KBS에 대한 사랑.. 누군가는 앞에 나서야 했다”

- 위원장은 어떻게 나서시게 되셨나요?

“제가 입사 23년 차입니다. 2013년부터 2년간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다시 노조에서 일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이제는 노조 집행부가 좀 더 젊어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컸고요. 현재 4대 위원장이 저보다 1년 후배인데요. 선후배들 사이에 5대 위원장은 지금보다는 몇 년 아래인 후배가 맡아줬으면 하는 공감대가 컸었죠.

그런데 노조위원장을 맡아줄 만한 후배들이 대부분은 그동안 취재, 제작 현장에서 밀려나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많은 후배가 이제는 제작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저에게 노조위원장에 출마해달라는 제안이 왔죠.

제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희가 파업 중 많이 했던 주장이 생각나더라고요. 노조에서 고대영 사장 물러나라고 주장하면서 간부들에게도 ‘당신들이 KBS를 사랑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면 후배들을 위해서 이제 그만 보직에서 내려와 달라’고 주장을 했잖아요. 그 얘기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KBS를 사랑한다면 누군가는 물러나기도 해야겠지만, 누군가는 앞에 나서야 하잖아요. 후배들이 제작현장에 돌아가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렇다면 다시 선배들이 나서서 궂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맞고,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된 거죠.”

- 이 기자님도 현장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 같아요.

“욕심은 욕심이죠(웃음). 취재는 후배들이 더 잘해요. 아마 저보다 훨씬 능력 있는 후배들이 현장에 돌아가서 일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제 역할인 것 같아요. 그게 궁극적으로 KBS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거고요.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해야만 되는 일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노조위원장이 된 사실은 가족 중에 아내만 아는데 제 결정에 동의해 줬어요. 부모님에게는 아직 말씀 안 드렸어요. 왜냐면 제가 지난 시절 회사에서 어떻게 보냈는지 아시거든요. 모든 부모 마음이 똑같으시겠지만, 때에 맞춰 제가 승진도 하고 원하는 부서에도 가고 그런 것을 원하시잖아요. 지난 5~6년간 취재현장에 못 돌아가고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하면서 중징계도 받은 것을 아시거든요. 정권이 바뀌고 KBS가 정상화되는 것을 보시면서 이제 아들이 제 뜻을 펼칠 거라고 생각하실 텐데 다시 노조위원장을 한다고 하면 걱정하시겠죠. 차차 말씀드려야죠.”

   
▲ 양승동 KBS 신임 사장 내정자.  <사진제공=뉴시스>

“KBS 새사장 ‘정상화’ 역할 수행 가능토록 비판‧감시할 것”

- 그래도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노조위원장을 하면서 해고나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부담감은 없지 않나요?

“그렇죠. 지금은 과거처럼 노사가 대결 구도로 싸워야 하는 시기는 아니잖아요. 아시다시피 사장 내정자인 양승동 PD도 지난 파업 기간 내내 우리와 같이 싸웠던 분이시죠, 따라서 노조가 KBS 사장을 맡으시기에 동의하는 분이었고요, 노조가 할 일은 새 사장이 전체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서 제대로 된 KBS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제 역할을 하도록 끊임없이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이죠.”

- 지난달 26일 KBS 이사회는 신임 사장에 양승동 KBS PD를 내정했어요. 양 PD의 사장 내정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새로운 KBS 사장의 첫 번째 자격조건은 10년 동안 우리와 투쟁현장에 같이 있었던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지난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저희가 과연 이런 조건에 맞는 사장이 선임될 것이냐에 우려가 많았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가 좋게 나왔죠. 지금은 지난 사장선임 과정의 일부 갈등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사장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지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 중요하죠.”

- 7개 공약을 내셨던데 그중 첫 번째가 적폐청산과 과거사 정리예요.

“일단 곪을 대로 곪은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면 곪은 부위는 거둬내야죠. 그런 다음 새 살을 돋게 하기 위한 치료가 시작되어야 하잖아요. 지난 10년 동안 KBS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이 사실이죠. 내부 갈등도 심했고 주요보직을 차지한 간부들은 편을 갈라 자기들 세력 키우기에만 관심이 있었고요. 그러면서 KBS는 망가질 대로 망가진 거죠. 이제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죠. 그런 면에서 KBS 내부에서도 적폐청산을 반드시 이뤄져야죠.”

“KBS정상화, 시스템 개혁과 함께 과감한 인사개혁 우선돼야”

- 적폐청산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것은 노조 위원장이 아니라 사장이 할 일이 아닌가요?

“네. 우선적으로는 사장의 역할이죠. 노조는 사장이 잘하라고 감시하고 비판하는 거고요. 하지만 적폐청산이라는 부분에서는 노조의 요구와 사장의 요구가 같다고 봐요. 지금은 다른 부분에서도 제대로 된 KBS를 만들기 위한 노사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노사가 같이 힘을 합쳐야죠. 양승동 사장 내정자는 저희가 지난 142일의 파업과 승리를 통해 만들어낸 분이죠.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들어오는 사장이 아니에요. 저희 조합원 모두가 만들어낸 사장이죠. 그럼 당연히 목표가 같은 거죠.”

- 적폐청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보세요?

“인사죠. 모든 건 사람이 하는 거예요. 시스템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과감한 인사개혁이 우선돼야죠. 지난 10년 동안 KBS를 망치는 데 일조해온 분들은 당분간 보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죠. 과감한 인적 쇄신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새롭게 출발할 수 없어요.”

- 노조위원장 출마하면서 내건 여러 공약 중에 가장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공약은 무엇인가요?

“지역국 발전이요. 지역제작환경이 너무 열악하죠. 인력, 장비, 예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어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다들 지쳐있고요, 향후 저의 역할을 지역국의 조합원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측과 싸워나가는 일이라고 봐요.”

- 파업 후 KBS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봐요. 물론 아직은 한참 부족하죠. 과거 고대영 사장 때 임명된 간부들이 지금도 그대로 보직을 맡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기자들이 현장에서 싸워나가면서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보도를 하고 있어요, 조만간 인적청산이 이뤄지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질 거라고 봐요, 그러면 KBS 뉴스가 과거 국민들이 갖고 있던 신뢰와 영향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영입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길환영 전 KBS 사장,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송언석 전 기재부 2차관,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사진제공=뉴시스>

“길환영이 언론탄압 피해자? 사실상 새누리가 해임”
“출마는 자유… 거짓말엔 반드시 책임 물을 것”

- 2014년 해임된 길환영 전 KBS 사장이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어요. 한국당은 길 전 사장을 언론탄압의 피해자라고 했더라고요.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KBS 사장 중에서는 길 전 사장이 처음인 거 같은데 길 전 사장의 행보 어떻게 보세요?

“자유한국당 간판을 걸고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없으면 길환영 씨 같은 분에게 공천을 주겠다는 생각을 하는지 안타깝네요. 길환영 씨는 지난 2104년 박근혜 정권 당시에 이사회에 의해서 해임된 사람입니다. 당시 이사진 11명 중에 7명이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추천으로 임명된 사람들이었으니까 사실상 새누리당이 해임한 거죠.

길 전 사장이 해임된 이유는 주된 이유는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하면서 불공정 보도를 지시했다는 거였죠,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죠. 결국, 기자협회와 새노조가 제작거부와 파업을 통해 퇴진을 요구했고 당시 보도국 간부 대부분이 길환영 씨로는 더 이상 안 되겠다며 보직을 대거 사퇴하기도 했죠.

게다가 길환영 씨는 이사회에서 해임된 이후에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은 공정방송 의무를 위반한 적이 없다’며 해임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그때 사실을 모르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지 뜬금없이 이번 6월 보궐 선거에 공천을 준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네요.

또한 공천 사유도 현 정부의 언론장악시도에 맞서겠다는 가라고 하더군요.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의 언론장악이 문제가 되자 부랴부랴 꼬리자르기식으로 해임한 사람을 몇 년 지난 뒤에는 현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서서 공천한다는 이유를 대니까 그냥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길환영 씨에게도 한마디 해주고 싶어요. 당선되든 말든 상관 안 하겠지만 자신의 경력에 KBS 사장 출신이라고 적으실 거면 자신을 해임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부분도 꼭 쓰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공보물이나 유세과정에서 무슨 자신이 언론자유의 수호를 위해 나왔다거나 아니면 현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서겠다는 주장하시면 저희 KBS 새노조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출마는 본인의 자유겠지만 거짓말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겁니다.”

-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파이팅. 한국의 대표적인 독립언론으로 더욱 성장하시길 바랍니다. <GO발뉴스> ”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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