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가능성이 정가의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론에 대한 국민의당 내 일부 호남 의원들의 반발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 사실상의 통합의지를 재강조했다. 유감천만한 일”이라며 “당내에서는 더 이상 통합논의는 없다는 식으로 비추고선 밖에서 다른 메시지를 내는 건 온당치 않다. 유승민 대표의 예방 후 달라진 행보로 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조 의원은 민요 ‘진주난봉가’의 가사 중 “화류정은 석달이요, 본댁정은 백년”이라는 부분을 언급하며 “안철수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거와 다르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조 의원은 “이제 분명히 해야할 때가 되었다”며 “더 이상 모호한 태도로 당이나 안 대표나 또 소속의원들이나 유권자들을 기만하거나 호도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16일 <뉴스1>보도에 따르면 이날 덕성여대에서 ‘한국정치와 다당제’를 주제로 특강을 한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가능성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연대 내지 통합으로 가는게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과 같다는 입장”이라며 “정책연대부터 해서 공동입법, 예산 공동대처를 하고 선거연대해서 치르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그게 잘 되면 통합도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강연문을 통해서는 “대통합과 중도정치 실현의 열망을 담아 양당구도 회귀를 저지하고 집권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합리적 개혁세력 연대·통합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천정배 전 대표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가려 하고있다”며 통합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 전 대표는 바른정당에 대해 “개혁적 보수하고는 거리가 한참 먼 정당”이라며 “오히려 과거 적폐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 지금의 자유한국당과 전혀, 전혀라고 하면 조금 심하겠지만 거의 차이가 없고”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하고있는 여러 적폐청산이라든가 개혁작업에 협력하기는커녕 반대만을 일삼고 있는 세력”이라며 “그 당하고 합친다는 것은 무슨 개혁연대가 아니라 정반대의 적폐연대로 바꿔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의 ‘빅텐트론’에 대해서는 “현미경을 통해 겨우 볼 수 있는 큰 눈곱만한 텐트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텐트는 없다”고 반박했다.

천 전 대표는 “우리가 이 40명의 힘으로 여러 적폐청산, 개혁작업을 이끌어가면서 문재인 정부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한다면 나라를 위해서도 큰 일을 하고 우리한테도 큰 전략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여기에서 적폐 쪽에 가까운 몇 사람 더 붙는다고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아무 의미라고 하면 지나치겠지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김현정 앵커가 “(바른정당 소속 의원) 11명이 그대로 와서 함께한다면 사실은 외연 확장이 되지 않겠느냐, 전국당으로서. 지금은 사실 호남 색깔이 강한 게 사실인데 전국당으로서의 외연 확장, 시너지가 나지 않겠느냐는 게 안철수 대표 측의 주장”이라고 말하자 천 전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 뭐가 본질이고 뭐가 가치인지 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적폐에 대해서 철저한 청산이 있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의 권리를 신장하고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대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지금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바라고 열망하고 있다. 그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 우리 국민의당의 갈 길”이라며 “민심의 평야를 놔두고 지금 척박한 산골짜기로 들어가서 화전을 일구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박지원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 안한다며 연합 연대는 가능하다더니 이젠 노골적으로 통합이다. 가랑비에 옷 젖으면 마지막에 헤어나지도 못한다. 감옥가면서도 지켜 온 정체성이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