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국가정보원 댓글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투신한 서울 서초구의 변호사 사무실 건물 화장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6일 오후 국가정보원 댓글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투신한 서울 서초구의 변호사 사무실 건물 4층 화장실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방송인 김어준씨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의 사망과 관련 7일 “법무법인에서 사망 직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 대화가 동기가 됐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씨는 “더군다나 그 법무법인은 정점식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곳”으로 “올 6월 좌천된 분”이라고 말했다. 

변창훈 검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공작’ 수사‧재판 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오후 3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오후 2시 30분경 건물 4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변 검사는 아내와 함께 서초구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으며 상담을 받던 중 화장실 창문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변창훈 검사가 마지막으로 법률 상담을 받았던 곳은 법무법인 아인으로 정점식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이 대표로 있는 곳이다. 정 전 부장은 지난 6월 ‘과거 중요 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를 이유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정점식 전 부장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대학동기로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힌다. 2014년 통합진보당 수사에 이어 정당해산 심판 때 법무부 위헌정당해산 관련 TF팀장을 맡아 통진당 해산을 주도한 바 있다.

앞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문에서 ‘우병우 사단’ 12명의 명단을 공개했는데 정 전 부장도 포함돼 있었다.  

정 전 부장은 지난 9월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퇴임한 김옥환 부장검사와 함께 법무법인 ‘아인’을 차렸다. 

김어준씨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굉장히 중요하게 파악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소도 석연치 않다”면서 “사진을 봤더니 창문을 위 아래로 여는, 반쯤 열리는 창문”이라고 의문점을 짚었다. 그는 “물론 투신하고 싶은 사람에게 좁은 게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돌발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처음부터 자살할 의사가 있었으면 미리 유서를 쓰고 준비했을 것이고 부인과 함께 법무법인에 가지도 않았다”며 “변호사를 만났다는 것은 자포자기가 아니라 법적으로 보호받으려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변 검사의 사망에 검찰 안팎에서는 “앞으로 외부로 파견을 가거나 상부 지시에 따르는 검사가 몇 명이나 있겠냐”며 “무리한 수사”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SNS에서 “위법한 지시에 복종의무가 없고, 마땅히 거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는 “‘누가 지시 따르겠나’ 설마 검사가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지요?”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어 임 검사는 변 검사에 대해 “유하신 분이라 들었다”며 “제가 겪은 상당수의 간부가 그 자리에 갔다면 달리 했을까? 글쎄요. 자신있게 말할 수 없어 더 슬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임 검사는 “이런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문화 등 검찰 전반의 개혁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같은 사건으로 일주일 전 사망한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와 국정원 내 ‘현안 TF’에 대한 취재에 나섰다.

SBS ‘그알’은 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에서 “지난 2011년부터 국정원에서 근무해온 故 정치호 변호사(1975년생/사법시험 48회 합격)에 대한 제보를 기다린다”며 “지난 10월 28일 경부터 10월 31일 사이 정치호 변호사를 원주, 강릉, 춘천 일대에서 목격하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그알’은 “정 변호사는 종종 ‘정진호’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알’은 “2013년~2014년 故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와 이제영 대전 고검 검사와 함께 정 변호사가 참여했던 국정원 내 ‘현안 TF’와 ‘실무 TF’에 대해 잘 알고 계신 국정원 전, 현직 분들 및 관계자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