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를 매년 10억원씩 상납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검찰이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을 체포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박상기 법무부장관에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전용 의혹을 집중 질의했다.

▲ 박상기(왼쪽)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대법원·감사원·헌법재판소·법제처 등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찬현 감사원장. <사진제공=뉴시스>

“국정원이 특수활동비 예산을 현금으로 찾아다가 청와대에 주는 게 법적으로 가능하냐”는 이용주 의원의 질의에 박상기 장관은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에게 줬다고 전달자를 구체적으로 지명하고 있다. 국정원장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이어진 질문에는 “특정인을 지정했고, 지금 현재 안봉근, 이재만 이 두 사람에 대한 체포가 이뤄졌기 때문에 수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용주 의원은 “수사 결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돈이 어디로 갔느냐 하는 것”이라며 “언론 등에서는 청와대가 불법 비자금으로 썼을 가능성, 보수단체 지원에 활용됐을 가능성, 친박계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으로 건네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어떤 용도에 얼마의 금액이 쓰여졌는지 명확히 밝혀야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지난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여러 가지 돈 중에서 옷값을 누가 냈는지, 성형 시술비를 누가 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40억 중에 단 10원짜리 한 장도 그 용처를 밝혀야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특활비를 사적 용도로 썼을 것이라는 의혹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과연 국정원만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 전체 특활비는 8800억 정도다. 국정원이 4800억 정도를 쓴다. 이것 말고도 4000억이 남아있다. 국정원 말고도 별도로 청와대에 상납했을 국가기관이 더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 이 부분도 명확히 살펴서 수사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박상기 법무장관은 “일단 국정원 특활비 부분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이 사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체포된 것임을 강조하며 “검찰의 수사 관례에 비추어 봤을 때 체포 영장을 이미 받았다는 것은 구속을 전제로 한 것으로 봐야 되는 것이냐”고 물었고, 박상기 장관은 “그렇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이어 “법원에 의한 사전 체포영장은 쉽게 발부되는 것이 아니다. 법원에서 봤을 때도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박 장관은 “그렇게 추정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