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부산고검장이 새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후보자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그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재명 시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자를 1987년 사법연수원에서 ‘기모임’으로 불리던 비공개동아리에서 처음 만났다고 운을 뗐다.

이 시장은 “군사정권 시절이고 집단행동이 금지된 공무원 신분이었지만 직선제개헌(호헌철폐)과 군사독재정권 타도를 위한 투쟁을 피할 수 없어 우리는 제적 등 중징계를 무릅쓰고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고 회고했다.

▲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1988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정기승 대법관을 대법원장으로 지명하자 법조계 반대로 2차 사법파동이 시작되었다고 떠올리며, 연수생들도 자치회 차원에서 집단서명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려 했지만 연수원 측이 제지했다고 되짚었다.

이 시장은 “그날 저녁 봉천동 여관에서 문무일, 최원식 등 몇몇 연수생이 다시 모여 밤을 새우며 토의 끝에 반대서명을 다시 하기로 결의”했고, “사법연수생 185명의 반대성명서가 발표되고 판사들까지 참여한 2차 사법파동으로 대법원장 지명은 철회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후 사법연수원을 무사히 마치고 “군사정권의 판검사로 임용 받지 말자고 다짐하며 군법무관이나 변호사의 길로 떠났다”며 “그런데 이 모든 일에 ‘형’으로서 앞장섰던 그(문무일)는 3년간의 군법무관을 마친 후 검찰을 지망해 검사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연수원출신’의 노동인권 변호사로 생계조차 어려웠던 나는 실망스런 마음이 없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사회변화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판사도 아닌 검사를 지망하는 것도 당시로선 일종의 용기였고, 검찰에서 할 일이 있다는 형의 각오와 결의를 믿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그후.. 그는 검사로서 최선을 다했고 특수부 검사로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 모든 검사의 지휘자가 될 ‘형’에게 기대하며 나는 믿는다. 여전히 초심을 가슴깊이 간직한 채, 용기와 결단으로 이 시대 최대과제인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의 첫길을 제대로 열어갈 것을”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뉴시스>에 따르면, 문무일 부산고검장은 검찰청장 후보 지명을 받고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 개혁관련 논의가 이뤄져 온 경위와 발단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께서 보다 좋은 나라, 부패 없는 나라를 만들기 원하는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권익을 위해서 국민의 인권을 위해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내는데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며 “그때 그 수사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좌고우면한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