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천명 “국회가 동의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6일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이 국가의 예우를 받기까지는 해방이 되고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그러나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겪고 있는 가난의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 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며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 된다.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 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 기억하고 기리겠다”고 약속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 등 참석 내빈들과 현충탑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 대통령은 또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은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며 추념사에서 베트남 참전용사, 파독광부, 파독간호사, 평화시장 여성노동자 등도 언급했다.

그는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며 “제도상의 화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화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여러분들이 이 나라의 이념갈등을 끝내주실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천명,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국가유공자 박용규, 아들 박종철 씨에게 국가유공자증서가 수여됐다.

아버지를 대신해 소감을 전한 박종철 씨는 “어젯밤 아버지는 한숨도 못 주무시고 뒤척이는 걸 봤다”며 “65년 전 겪은 전장을 함께했던 전우들 함께 돌아오지 못한 전우를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그 모든 처절했던 시간들을 이겨내고 조국을 지켜냈다는 자부심, 마음 속에만 간직하고 있던 그 자부심을 이제 국가가 알아주고 대통령께서 유공자증서를 주시니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를 통해 전쟁을 이해하고, 나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분들을 기억한 저처럼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도 나라가 제 아버지 같았음 좋겠다”며 “그분들의 희생이 기억되고 자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나라가 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종철 씨의 소감을 듣던 김정숙 여사는 눈물을 훔쳤고, 박씨의 소감문 낭독이 끝나자 문재인 대통령은 박영규 씨 부자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고 직접 자리까지 안내하기도 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 제62회 현충일 추념사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