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정 씨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의 ‘키포인트’를 쥐고있다고 평가 받고 있는 만큼 SNS상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뉘앙스의 의견들이 쏟아졌다. 특히, 그간 계속해서 국정농단 게이트를 적극적으로 추적해 온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화병이 도지게 생겼다”며 “갈 때까지 가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 3일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가는 정유라 씨.<사진제공=뉴시스>

안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색한 연기와 준비된 거짓으로 무죄를 주장하던 정유라가 예상을 깨고 이겼다”며 “국민 화병이 도지게 생겼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최순실 후견인의 사위를 이재용 재판장으로 배정한 간 큰 사법부가 정권을 교체시킨 국민을 우습게 보고 정유라 손을 들어 주었다. 갈때까지 가보자”며 “국민이 우스운거다. 국정농단세력과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고 정유라의 귀국으로 시즌 2에 접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시즌 2는 촛불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었던 시즌 1보다 힘겨울 것이다. 정권교체로 온나라가 들떠있을뿐만 아니라 촛불이 꺼져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하면서 “시즌 2는 적폐청산과 최순실재산몰수특별법 제정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순실을 혼냈던 유일한 사람인 정유라에게 법원이 자유를 허락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민들과 함께 갈때까지 가볼수밖에!”라며 “시즌 2는 정유라가 알고 있는 은닉재산을 국민과 함께 찾아 몰수하는 쩐의 전쟁이다. 거악의 뿌리를 뽑을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안 의원과 함께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같은당의 박범계 의원은 또 다른 관점에서 정 씨 구속영장 기각을 바라봤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영장) 청구권자인 검사의 시각과 판단권자인 판사의 그것이 다르다. 당연한 이치”라며 “이러한 다름이 있는데도 검찰이 자기 시각과 시야를 법원에 맞추려 노력하지 않고 법원의 판단미스를 개탄하려고만 하면 연전연패”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검사와 특검의 차이보다 수사기관과 법원의 차이는 더 크다. 이제라도 전체와 세부를 함께 복기하고 법원의 공판 초점에 신경을 써야한다”며 “특히 기소된 박근혜 최순실 등의 변호인들 방어논리가 곧 검찰(특검)의 약점이라 생각하고 이를 보강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박 의원은 “정유라는 지난 몇 달간 오로지 본인이 살 길이 무엇인가만 연구했을 텐데 영장을 청구한 검사는 그러지 않았을 것은 뻔하다”며 “특검과 특검보의 공소유지는?? 절실한 쪽이 이긴다는 것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고 밝혔다.

민주-국민, 검찰 수사 보강 당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자고나니 정유라 영장기각! 엄마 잘 두니 모든게 정유라!”라는 글을 올렸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정유라에 대해 모든 범죄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이른 시일 내에 영장을 재청구해서 반드시 구속수사를 통해 박근혜 최순실 관련 범죄를 철저히 추궁해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 <사진=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검찰은 이화여대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3일 새벽 이를 기각했다.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영장이 청구된 범죄사실에 따른 피의자의 가담경위와 정도, 기본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사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245일에 달하는 사실상의 해외도피 끝에 국내 송환된 정 씨는 풀려나게 됐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후 정 씨는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리고 이런 일이 벌어지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실질심사에서 억울한 부분을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석방된 정 씨는 어머니 최 씨 소유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미승빌딩으로 향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정 씨의 석방과 관련,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3일 구두논평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지금 상태에서 구속영장을 재청구해도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보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정씨를) 구속하면 (검찰이) 속도있게 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데 불구속 상태에서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아무래도 국정농단 재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영장재청구 등을 포함한 검찰의 보다 치밀하고 적극적인 수사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덴마크에 구금되어 있던 정 씨를 강제송환까지 했으면 그에 합당한 결과물들이 요구되는 건 인지상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연합뉴스>는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정 씨 수사를 주도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 소속 검사들은 이날 오후 대부분 서초동 청사로 나와 법원에서 영장 기각 사유로 언급한 점들을 꼼꼼하게 따져보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