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이번 탄핵심판은 박한철 전 소장의 퇴임 이후 8인 재판관 체제로 재편된 첫 변론이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측이 탄핵사유로 제시된 일련의 범죄 행위를 “통치행위”라며 정당화에 나서자,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이 주인인 민주국가에서 법치주의의 사각지대를 의미하는 ‘통치행위’의 개념은 이제 설 땅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지봉 교수는 박 대통령 측 주장과 관련해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재판소는 이미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실시와 관련한 긴급재정경제명령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에서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발동되는 집행부의 ‘통치행위’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되는 경우에는’ 헌재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며 이 같이 적었다.

임 교수는 “대통령의 국정수행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이 법적 근거 없이 혹은 위반되는 절차나 내용에 따라 이루어져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되는 경우에는 여전히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세월호 참사를 예로 들며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의 안일한 늑장대처로 304명의 무고한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했다면 대통령의 행위는 생명권이라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되므로 ‘통치행위’라는 미명하에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통과시킨 탄핵소추서에 기재된 다른 탄핵사유들도 대부분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박 대통령 탄핵사유를 ▶ 비선조직에 따른 국민주권주의·법치국가원칙 위반 ▶ 대통령의 권한남용 ▶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 각종 형사법 위반 ▶ 언론자유 침해 등 5가지로 압축해 심리를 벌이고 있다.

임지봉 교수는 이날 오전 tbs<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도 헌법학자들의 토론 결과, 5가지 모두 탄핵사유로는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헌법학회·헌법이론실무학회·고려대 법학연구원 정당법연구센터·한양대 법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탄핵심판의 실체법적 쟁점 토론회’에서 헌법학자들은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임 교수는 “(탄핵사유 5가지 항목에 대한)다섯 분의 발제자가 있었다”고 전하며 “다섯 분 모두 자신이 담당한 사유 하나로 (탄핵사유를)다 충족하고 이 사유 하나만으로도 탄핵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