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조사하는 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26일 최순실, 정호성, 안종범 등이 수감되어 있는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를 직접 방문했지만, 증인들은 물론 법무부 등의 비협조로 제대로 된 청문회를 진행하지 못했다.

특위 위원들에 따르면, 이날 최순실은 비공개로 진행된 신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대부분 “모른다” 또는 “기억나지 않는다”, “말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비공개 신문 후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최씨의 답변 태도는 핵심 질문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태블릿 PC 등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똑바로 들고 또박또박 답변했다”고 전했다.

최측근인 차은택 감독이 “최순실의 요청을 받아 김종덕, 김상률을 추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는가 하면 김기춘, 우병우, 김장자는 물론이고 안종범 전 수석도 모른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수감동에서 국조특위 청문회에 불참한 최순실 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구치소 직원들과 대치하는 모습을 김성태 위원장의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런가하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서울구치소 측의 비협조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접견동에 최순실씨가 이미 와 있었는데 서울구치소장은 이를 속이고 감옥에서 최씨를 불러와야 하는 것처럼 1층으로 내려가서 1시간 정도 올라오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구치소 소장이 최순실에게 아주 쩔쩔맨다”고 전하며 “수감자에게 소장이 이렇게 쩔쩔매는 모습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 최순실 수감동서 박영선 “생명의 위협 느껴 페북 라이브”>

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제한된 조사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조 방해를 윗선이 지시하는 현장을 목도했다”며 “국조특위와 기본적으로 합의했던 사항마저 현장에서 뒤집는 것을 보고 법무부 윗선, 그 위에 있을 윗선의 지속적인 방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성태 위원장(새누리당)도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특위는 최순실, 정호성, 안종범 등 3인에 대해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에서 현장 청문회를 실시하려했지만 증인들의 비협조로 제대로 된 청문회를 진행하지 못했다”면서 아울러 “국민들의 알권리 침해하는 법무부장관 권한대행과 법무부 관계자들의 소극적 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로 신문을 진행하는 동안, 반성이나 후회 대신 모르쇠로 일관하는 최순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국조의 책임과 소명의식을 확인했다”며 “이 세명에 대해서는 국회 모욕죄를 추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월15일까지 이어지는 특위 활동의 향후 일정은 위원장과 간사간 협의를 거쳐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