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 농민 유족들이 부검거부 입장을 거듭 밝혔음에도 경찰이 25일 부검영장 만료 시한을 앞두고 강제집행 2차 시도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부검영장 협의와 집행을 위해 형사 100여명과 경비병력 9개 중대 등 약 1천명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장례식장을 지키는 백남기투쟁본부와 천주교 신부‧수녀, 노동자‧농민‧학생 시민들은 ‘부검 반대’를 외치며 경찰진입을 막아섰다.

▲ <사진촬영=황민호 PD>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장례식장 쪽으로는 진입하지 못하고 투쟁본부 대표, 변호인단 등과 함께 주차장 쪽 천막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후 홍완선 서장은 기자들에 “오늘은 영장 만료시한이어서 협의에 응할 것을 촉구하면서, 입장 변화가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며 “영장에는 협의하도록 돼 있는데 (유족이)협의 자체에 일절 응하지 않고, 부검을 반대한다는 입장만 전해왔기에 협의에 응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 <사진촬영=황민호 PD>

앞서 지난 23일 새누리당은 경찰이 1차 부검영장 집행에 나섰다가 유족 등의 반대로 철수한 것과 관련 “백남기 농민에 대해 법원이 발부한 부검영장의 유효기간이 이틀 남은 상황에서 정당한 법 집행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경찰을 압박했다.

한편, 경찰이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나선 이날 오후 4시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대통령 연설문 사전 열람 의혹을 인정하고 국민들에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사전 녹화방식으로 질의응답 없이 진행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대병원 침탈로 시선 돌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