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연합이 4일 성명을 내고 서울대병원 측에 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수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는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가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 중 원사인을 ‘급성경막하 출혈을 비롯한 머리 손상’, 사인을 ‘외인사’라고 판단하고도 사망진단서 수정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서울대병원 측은 사망진단서는 “의사 개인이 작성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사망진단서 수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 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 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견동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에서 열린 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에 대한 서울대학교병원-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언론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개인이 작성한 것이라는 서울대병원의 입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고인의 의무기록지를 보면 사망진단서는 백선하 교수만이 아니라 신찬수 부원장과 ‘상의하여’ 신경외과 전공의 이름으로 발행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단서는 서울대병원의 직인이 찍힌 진단서임을 강조하며 “서울대병원의 운영진이 관여하고 서울대병원의 이름으로 발행된 진단서이므로 진단서가 사망서 지침과 다르다면 서울대병원은 병원 차원의 사과와 수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 또한 이날 서울대병원 측에 공식적인 사망진단서 정정을 요구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특히 “(이송)당시 21:30분경 응급의들이 ‘가망이 없으며 요양병원으로 옮길 것’을 주문했는데, 22:30경 갑자기 백선하 과장이 등산복을 입고 나타나 수술을 하자고 제안했다”며 “그가 경찰의 연락을 받은 병원장의 지시로 급히 나타나 수술을 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백 교수의 수술이 의학적 판단이 아닌 제3의 요소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일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사망진단서 정정을 촉구했다.

또한 “이제까지 사망진단서를 정정해 온 관행이 있으며, 사망진단서의 작성의는 백 교수가 아니라 다른 의사(레지던트)라는 점에서, 서울대병원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망진단서를 수정할 수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 고 백남기 농민 부인 박경숙(오른쪽부터)씨, 법률대리인단 조영선 변호사, 단장 이정일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을 방문, 이은정 행정처장에게 병원장 면담요청과 함께 사망진단서 정정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런가하면 유족 측은 ‘부검’을 전제로 한 경찰과의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백남기 농민 유가족의 법률대리인인 이정일 변호사는 “유가족에게 충분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로만 전해 들었을 뿐 정확한 영장 내용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종로경찰서에 영장부터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유족 측은 지난달 30일 종로경찰서에 영장공개청구를 하고 매일 전화문의를 하고 있지만, 경찰은 내부검토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