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최악의 수해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해 우리 정부가 긴급 수해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18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무작정 외면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며 수해복구 지원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북한 당국이 밉더라도 같은 민족의 고통을 ‘모르쇠’ 하는 것 역시 인도(人道)는 아니다”며 “이제는 국민의 뜻을 모아 북한에 대한 입장, 북녘 사람들과의 상생의 길에 대해 조심스런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비상대책위원도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북한의 수해복구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통해 대화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상무위회의에서 “수해지원을 계기로 남북 당국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를 휘감은 전운을 물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럴 마음이 없다면, 적어도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이라도 풀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 북한 조선중앙TV가 함경북도 무산지구 홍수 피해 현장에서 철도 선로 복구작업에 나선 청년돌격대원들의 모습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출처=조선중앙TV 화면캡쳐/뉴시스)

그런가하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정치적 차원의 수해지원을 박근혜 대통령에 건의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수해를 계기로 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분리 대응하는 대북광폭정치를 펴라고 건의하고 싶다”며 “수해 지원을 친남반김정은 정서 확산 계기로 잘 접근한다면 북핵에 대한 북한 내부의 견제 세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북한이 수해지원 요청을 해오더라도, 수해지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한겨레>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는데 한국 정부가 먼저 나서기는 어렵다”며 “국제기구 등을 통한 민간지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북한의 (수해 지원)요청이 없고, 앞으로도 요청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북한의 요청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이것(수해 지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좀 낮지 않은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변인은 “북한은 수해가 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며 “(수해 지원이) 당면한 북한의 과업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민생과는 관계없는 부분에 자기들의 비용과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북한의 책임이 먼저 다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