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북한 김일성 전 수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검증’ 의혹 논란이 일고 있다.

보훈처는 “강진석의 공적내용이 합당하고, 광복 전 사망해 북한 정권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보훈처는 지난해 관련 민원이 들어오자 사료관 통계 등에서 삭제하는 등 ‘조직적 은폐 작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보훈처는 2012년 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애국지사 198명을 포상할 때 강진석을 건국훈장 애국장 수훈자에 포함시켰다.

▲ 『(대한민국정부)관보』제17863호(2012.8.30) <이미지출처=민족문제연구소>

▲ 『김일성과 만주항일전쟁』(와다 하루끼 지음, 이종석 옮김, 창작과비평사), 30∼31쪽 <이미지출처=민족문제연구소>

27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강진석은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의 큰오빠로 평양청년회와 백산무사단 제2부 외무원으로 활동하며 군자금을 모집하다 1921년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8년간 옥고를 치렀다.

강진석이 포함된 것에 대해 민문연은 “그간 정부가 북한 정권 참여자는 물론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에게도 서훈한 전례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검증 부실로 인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민문연은 “강진석이 김일성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은 독립운동사 전공자들에게는 상식이며, 인터넷상에도 공개되어 있어 심사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또 “박승춘 처장이 취임 직후인 2012년 초 정치적 의도로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회 위원들을 대폭 물갈이 한 데”에도 부실심사의 원인이 있다며 “학살에 가까운 대대적인 심사위원 교체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문연은 “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 통계에 의하면 2015년에는 당해년도 애국장 수훈자가 50명으로 되어 있고 2016년에는 49명으로 되어 있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민문연은 “훈장 미전수자 명단에도 2014년까지는 강진석이 포함되어 있는데 2016년에는 이를 삭제한 사실이 확인된다”면서 “2015년 6월에서 2016년 5월 사이에 강진석이 김일성의 외삼촌임을 뒤늦게 알고 이를 숨기기 위해 조직적으로 은폐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뉴스타파와 민문연의 의혹 제기로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보훈처는 시인하면서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훈처는 <연합뉴스>에 “2012년에 강진석이 추서 받은 것은 맞고, 지난해 ‘어떻게 김일성의 외삼촌에게 서훈할 수 있느냐’는 민원이 들어와 확인한 결과 김일성 외삼촌이 맞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훈처는 “그래서 재심했는데 당사자가 광복 전 사망해 북 정권에 참여하지 않았고, 공적 내용이 포상 기준에 합당하다는 결론이 나와 서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훈전자사료관 통계 등에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선 “재심 기간에는 일단 통계에서 빠지는데 결론이 나온 후 업데이트가 안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당 내용에 SNS에서는 “사실이면 아주 극렬 종북빨갱이 보훈처네요. 박승춘 보훈처장 당장 사퇴를 명령합니다”, “그래도 쪽팔리는 건 알아서 그동안 감추고 숨겼구나”, “김일성 외삼촌에게 건국훈장을 주면서 임을위한 행진곡은 종북이라고 제창이 안 된다니”, “줘놓고 은폐한다는 건 잘못했다고 시인하는 거지?”, “이거야 말로 국보법으로 처단할 대상 아닌가”, “제대로 종북세력인 기관 나셨네. 일 못하는 것들은 늘 이모양이지”, “뭐야, 몰래 숨어있던 빨갱이였어?”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 <이미지출처=민족문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