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전문가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활동할 상임위로 자신의 전문 분야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아닌 외교통일위원회(이하 외통위)로 배정받자, 이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미방위 배정을 호소하고 나섰다.

추혜선 의원은 13일 긴급기자회견문을 통해 자신이 20대 국회에서 할 일은 명확하다며 “지난 정부들을 거치면서 무너진 방송공정성과 언론의 정상화 작업, 그리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른 공익성과 시청자 권리 수호, 그리고 통신의 공적 역할 강화를 통한 통신 이용자 권익확대”라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국민들은 바로 이러한 역할을 맡기려고 20년간 언론운동을 해온 저를 국회에 진출시킨 것”이라며 정세균 국회의장에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언론개혁과 방송정상화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추 의원은 또 자신이 외통위로 배정된 것은 정의당 원내지도부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특히 우리 당은 상임위 정수조정특위에도 참여하고 있었지만 우리당의 누구도 이번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책임 있는 답변을 아직까지 듣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까지는 저의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다해 호소하겠다”면서 “그리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 저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농성을 시작하려 한다”고 전했다.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국제노총 대표단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주최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동자 국회의원 윤종오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런가하면 노동자 총투표로 선출된 민주노총 전략후보 무소속 윤종오(울산 북구) 의원도 환경노동위원회 배정을 희망했지만 미방위에 배치됐다.

윤 의원도 이날 논평을 내고 “모든 채널을 동원해 야당들과 소통하고 민주노총 현대차지부까지 나서 설득했지만 환노위에 배정받지 못했다”며 “노동법 개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노동자 국회의원이 환노위에서 배제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MBC 해직언론인 최승호 PD(현 뉴스타파)는 “추혜선 의원은 언론개혁시민연대에서 오래 활동했고 당선된 뒤에도 가장 열심히 언론개혁 의제들을 챙겨왔다”며 “특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을 위한 야3당의 공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외교통일위라니.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정세균 국회의장이 다시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씨도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이 꼭 희망대로 될 수 없는 사정이야 알지만, 그래도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언론운동을 해온 정의당 추혜선 의원, 노동운동을 해온 무소속 윤종오 의원은 관련 상임위로 재배정되도록 정세균 의장이 노력해야 할 일”이라며 “야당 국회의장 시대는 이런 것부터 합리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