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참사 희생학생 246명을 제적처리 한 가운데, 4·16가족협의회는 10일 단원고 현관 앞에서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세월호 희생학생 제적처리’ 논란과 관련 11일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예졸업’ 근거조항을 만들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육부가 직접 나서 명예졸업 근거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단원고 학생 246명이 명예졸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246명을 유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전원 제적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미수습 실종자 4명은 유급처리). 유가족들은 제적처리 원상복구와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10일부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유가족들은 원상복구해 학적 복원을 서면으로 받을 것과 책임 당사자의 공개 사과, 책임자에 대한 문책,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또 가족협의회는 “제적처분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는지를 검토하여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현재 언론에서는 ‘단원고 교장 선생님이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제적시켰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예전에 있었던 사회적 참사로 인해 명예졸업 조치된 학생들의 경우 ‘명예졸업증’만 부여되었을 뿐, 학적부 상으로는 ‘제적’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는 현행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명예졸업’과 관련된 조항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 희생학생의 학적을 KERIS(한국교육학술정보원)가 운영하는 NEIS 상에서 수정한다면, 경기도교육청과 학교가 법령을 위반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서울대학교 등 대학교에서는 별도로 ‘명예졸업증서 수여 규정’을 만들어 학사과정을 다 마치지 못했더라도 특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 <자료출처=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

그는 “세월호 희생학생과 같이 ‘특별히 명예졸업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 학교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자’에 대해서는 실질적 명예졸업이 가능하도록 교육부가 즉각 나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이하 참학)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제적처리는 희생학생과 피해자 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제적처리 철회를 촉구했다.

참학은 “세월호참사가 국가의 최고 권력부터 말단까지 서로 책임지지 않고 자기 보신에만 급급한 행정 관료적 태도로 빚어진 비극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일반적 행정 처리로 처리될 수 없는 사안임에도 경기도 교육청과 단원고 학교가 민법을 운운하며 희생학생을 전원 제적처리한 일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참사 희생학생 246명의 학적을 제적처리한 가운데 11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입구에서 4·16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학적 원상복구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