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채윤희(왼쪽 두 번째) 고문이 입장 발표하고 있는 모습.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뉴시스>

영화계가 올 10월에 열리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해 부산시가 영화제 파행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8일 “각 단체별 회원들에게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 찬반 여부를 묻는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 중 90%이상이 보이콧에 찬성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등 9개 영화 단체로 구성됐다.

영화계가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 2006년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이후 10년 만으로, “이는 영화계가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의 독립성 훼손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대위는 전했다.

비대위는 앞서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시에 ‘서병수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즉각 실행과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 및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와 부산국제영화제 부당간섭 중단’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비대위에 따르면 부산시는 오히려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유지, 법원의 인용 판결을 얻어 임시총회를 통한 정관개정을 무산시켰다. 비대위는 이 같은 이유로 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영화제 개최까지)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돼 유감스럽다”면서도 “서병수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영화제의 독립성 보장,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영화인들이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시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 모쪼록 영화제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길 강력하게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서병수 부산시장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영화계의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 선언에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다이빙벨>의 안해룡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파행이 불가피(하다)”며 “부산시장이 자초한 파국”이라고 비판했다.

<시사인> 고재열 문화팀장은 “이제는 부산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때”라며 “제2의 오세훈이 되고 있는 서병수”라고 힐난했다.

前 EBS ‘지식채널e’ 김진혁 PD도 “영화제 정상화 시키고 서병수 시장이 물러나는 게 부산을 위해 낫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