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시사평론가 유창선 씨는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중단 결정에 대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야당에 대한 과도한 감정적 비난보다는, 야당의 협상 요구조차 무시하고 밀어붙이며 정치를 실종시킨 여당의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유 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 장문의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면 제2, 제3의 테러방지법이 등장하게 될 것이고, 개헌까지도 추진될지 모른다. 2012년 정권교체 실패의 결과가 그러했듯이, 총선을 망쳐버렸을 때의 후과는 상상 이상으로 엄청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필리버스터가 야권 지지층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집시킨 것은 분명하지만, 그 이상으로 뻗어나갔던 것이 아님도 함께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총선을 치르려면 이제 국면을 전환해야 하는 것은 맞다”고 봤다.

이어 “논란이 되는 것은 야당이 ‘역풍’이라는 것을 미리 겁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인데…아직 역풍이 가시화된 것은 없지만, 총선 일정 차질이 현실화되는 상황에 도달하면 아무래도 야당이 독박을 쓰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게 지금의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단 역풍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퇴각을 하게 되면 그 모양이 더 우스워질 수 있고, 이미 때는 늦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더라도 그 열기를 보존하는 방식의 출구전략을 찾았어야 했는데, 김종인 대표 주도로 밤 사이에 군사작전 하듯이 결정을 내려버린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