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여당 추천 이헌 부위원장이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헌 부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조위가 진상규명 활동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엉뚱하게 정부 책임론만 제기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더 이상 버틸 명분도 없이 직을 유지하는 세금도둑이기를 거부하고, 세월호 참사의 원인규명을 외면하는 직무유기의 공범이 되기를 거부하기로 했다”며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헌 부위원장은 전임 조대환 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특조위가 정치적으로 편향됐고 운영 방식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 그간 특조위와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신청을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하자 이에 반발, 다른 여당 추천 위원들과 함께 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이헌 부위원장 등 여당 추천위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조위의 꼼수와 일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특조위가 일탈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전원 총사퇴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차기환, 이헌, 황전원, 고영주 위원. <사진제공=뉴시스>

하지만 당시 기자회견 등은 해수부 문건 파문으로 특조위 활동 방해 공작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이란 제목의 해수부 문건은 특조위가 ‘대통령 7시간’ 관련 조사를 개시할 경우, 내부의 ‘여당추천위원들의 전원 사퇴 및 항의 기자회견’, ‘국회 새누리당 의원들의 비판 성명발표’를 대응 방안으로 적시했다.

또 이헌 부위원장이 특조위 회의에서 청와대 조사 건이 상정되지 않도록 역할을 할 것을 독려하는가하면, 해수부 장·차관과 이헌 부위원장, 여당 추천 위원들과의 협조가 적시돼 있다.

▲ ‘대통령의 행적 7시간 조사’와 관련 여당 추천위원들의 전원 사퇴 등 적극 대응하라는 지시가 담긴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 문건.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특조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이 부위원장 사퇴의 근본 원인은 부위원장이나 사무처장으로 조직을 지휘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여당 추천위원임에도 불구하고 해수부 파견 공무원과 갈등을 빚는 등 물의를 일으켜 여당측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적인 큰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돌연 사퇴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특조위를 흠집 내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자신의 처지가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되었더라도 좀 솔직하자”며“잠깐 쪽팔린 게 낫지, 그거 피하자고 비겁하게 변명에 남 탓만 하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변명하지 마라. 변명할 일도 만들지 마라. 비겁하게 살지 말란 얘기다”라며, 이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진 특별조사위원회가 우습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