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당(가칭)’ 안철수 의원과 이희호 여사가 나눈 비공개 대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5일 <월간중앙>은 지난 4일 안철수 의원이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20여 분간 나눈 대화의 일부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당시 이 여사와의 만남 직후 안 의원 측은 “이번 비공개 면담에서 이 여사가 안 의원에게 ‘이번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뭔가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을 느꼈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덕담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박사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안 의원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비공개 면담의 녹취록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이희호 여사와의 대화 내용을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녹음을 했고, 녹취록까지 작성해 언론에 넘겼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측에서 이희호 여사 면담한 거, 녹음을 했나 봅니다. 녹취록을 깠네요. ‘정권교체 하겠다’는 안철수의 말에 ‘그러세요’라고 의례적 대꾸를 한 것을 부풀려 자기를 지지했다고 발표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녹음은 이희호 여사 허락 받고 한 걸까요?”라고 지적했다.

그는 “급한 것은 알겠는데, 대화 내용을 허락 없이 녹음하여 공개하는 것은 무례함은 물론이고 불법의 소지까지 있는 부도덕한 행태로 보인다”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거듭 질타했다.

진 교수는 이어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런 면담을 녹음하는 게 일반적 관행인가요?”라며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정치적 활용을 염두에 두고 녹음을 한 것일 테고, 설사 관행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범법 내지 부도덕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또 “안철수의 이희호 여사 면담 녹취록 사건.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면서 “녹음을 하고, 내용을 왜곡을 한 것이야 이 여사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그랬다 쳐도, 녹취록 공개는 왜 했을까요? 이건 합리적으로 설명이 안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런가하면 “이번 안철수-이희호 대담 녹취록 파문에 대해서 더민주에서는 아무 논평도 하지 않기를..”이라며 “공당의 입으로 거론하기조차 민망한 일이다. 남세스런 일로 공당의 입을 더럽힐 필요는 없다. 당혁신과 인재영입, 총선에 내세울 시대정신의 제시에만 매진하기를”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