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1호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2012년 12월 경찰이, 우리 법질서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고 느꼈다”며 경찰대 교수직을 던지고 ‘국정원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사건’에 뛰어들었던 이유를 밝혔다.

표 전 교수는 20일 오후 KBS ‘2016 총선 정강정책연설’ 방송에서 “아무리 큰 위험과 불이익이 예상된다고 해도 꼭 필요할 때는 할 말을 하는 것이 용기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표 전 교수는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드러나던 장면을 인터넷 방송과 SNS 등을 통해 보고 분개해 교수직을 사직하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문제에 적극 뛰어들었다.

표 전 교수는 “그날 걸어잠근 문 안에 있던 국정원 여직원은 보호받아야 할 여성으로서의 약자가 아니었다”며 “엄청난 불법을 저질렀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문을 열라는 요구를 했지만 이를 무시하며 법위에 군림했던 국정원이라는 강자였다”고 당시 상황의 실체를 주장했다.

또 정치에 뛰어든 이유와 관련 표 전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 개발사업 실패로 46조원의 혈세가 들어가야 하고 이미 22조원이나 들어간 4대강 사업은 향후 28조가 더 들어가야 한다”며 “방산비리로 날린 국민 혈세가 1조원이다. 모두 합치면 자그마치 75조원”이라고 국가부채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혈세 75조가 허투루 쓰이는 동안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여당은 야당이 발목잡기를 해서 경제가 어렵다는 몰염치한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또 서민에 꼼수증세 논란과 관련 표 전 교수는 “정권의 무능과 비리로 생긴 막대한 손해는 고스란히 서민들 호주머니에서 메우게 생겼다”면서 “담뱃값, 소주값 인상에 이어 건강보험료 인상, 연말정산 세금 폭탄으로 사실상 서민증세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파탄 난 국가재정을 서민 지갑에서 충당하려는 것”이라며 “작년 기재부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감세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민의 세금은 늘리면서 부자의 세금은 깎아준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표 전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박근혜 정권이 약속했던 경제 민주화의 실천이지 서민에게는 가혹하고 부자에겐 너그러운 편파적이고 불평등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임금은 깎고 해고는 쉽게 하는 노동개악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정부의 경제활성화법 강행을 비판했다.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20일 KBS ‘2016 총선 정강정책연설’이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KBS 화면캡처>

대북정책에 대해선 표 전 교수는 “임명박‧박근혜 정부 8년 동안 남북관계는 10년 전보다 훨씬 악화되고 후퇴하고 불안해졌다”며 대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북한 핵실험도 야당 탓이라고 우기는데 사실일까”라고 되물으며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어냈고 노무현 정부는 6자회담 통해 북핵 불능화 조치를 이끌어냈다”고 반박했다.

반면 “대화와 타협 대신 대결을 선택한 이명박 정부에서 북한은 2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은 3차, 4차 핵실험 강행했다”며 “대북정책을 야당 종북몰이 등 국내 정치에 악용하는 도구로만 활용하다 보니 오히려 북한의 도발과 대한민국의 안보 불안만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사이 중국이 북한의 자원 개발과 개발사업권을 독식하고 있다”며 “이대로는 안된다. 대화와 압박, 다자간 국제협상을 통한 한반도 평화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 전 교수는 “기득권 세력의 횡포를 끝내고 정의가 바로서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대한민국의 소중한 가치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지켜야 할 모든 것들을 지켜내겠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해내겠다”고 더민주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20일 KBS ‘2016 총선 정강정책연설’에 출연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BS 화면캡처>

표 전 교수의 연설 동영상은 네티즌들에게 “명연설”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공유되고 있다.

김진애 전 의원은 21일 트위터에서 “우와 쎈대요. 정의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또박또박 전달”라고 평가했다.

네티즌들은 “똑부러집니다 표창원”(jhm*******), “표창원, 공언대로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길 바랍니다”(Sun******), “TV 거의 안봐서 이 명연설을 이제야 봤네. 진짜 하나하나가 어떻게 이렇게 구구절절 맞는 말만하지? 정의와 공정 그리고 진짜 보수라. 과연 표창원답다. 꼭 한번씩들 보시길”(ku***), “표창원 이사람 정말 대단하네. 어떻게 저런 발음과 저런 표현과 저런 음성으로 저렇게 감동적인 연설을 하지? 이 사람은 국회의원 몇번하고 대충대충 정치할 인물이 아니다. 진짜 정치인이 나타났다”(dian******), “표창원 연설 겁내 잘함 ㅋㅋㅋ 중요한 부분에 목소리가 살짝 더 높아지며 속도도 조금 더 빨라지는데 이게 집중력을 엄청 높임. 지금 국정원 여직원 사건부분인데 그때 그날이 머리 속으로 떠오르는”(gkdis******) 등의 소감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표창원 연설을 보고 70대 어머니가 박수를 치시네요”라며 “별로 정치 관심없는 분인데 어르신들한테도 이미지가 좋고 말을 워낙 시원하게 하니 박수를 치시면서 보시는군요, 다 맞는 소리인데 왜 저런 사람이 안 나오냐고 하시네요”라고 노년층의 시청평을 전했다.

그는 “역시 공중파에 나와야 효과가 큰 거 같다”며 “이런 사람이 안 나오는 게 아닌데 철저히 막아버리니 다들 모르죠”라고 불균형한 언론 지형을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 네티즌들은 “대통령 수락 연설 듣는 듯하다”, “진심어린 쩌렁쩌렁하신 목소리에, 간결하고 귀에 쏙쏙 박히는 명연설”,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연설을 들은 것 같네요. 표정, 손짓, 빠르기, 강조 등 흠잡을 데가 없네요” 등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