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 남학생이 같은 학년 여학생을 무려 5시간 가까이 감금 폭행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최근 벌금형을 선고해 ‘봐주기 판결’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SBS>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8일 새벽 2시께 피해 여학생 A씨는 문제의 남학생 B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잠결에 무심코 “응, 잘자”라고 대답했고, 이는 결국 무자비한 폭력으로 이어졌다.

1시간 후 A씨 집으로 찾아온 B씨는 “무성의하게 전화를 받았다”며 주먹과 발길질로 폭행을 시작, 무려 5시간 가까이 A씨를 방안에 감금한 채 폭력을 가했다. 이후 A씨는 잠깐 졸고 있던 남학생의 눈을 피해 경찰에 신고, 남학생 B씨는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검찰은 폭력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B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광주지법 담당 판사는 “피해자에 대한 상해는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로, 상해 정도가 아주 중한 편은 아니다”며 벌금 1천200만원 형을 선고했다.

또 판결문에서 “의학전문대학원생으로 집행유예 이상이 나올 경우 학교에서 제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면서 법원의 판결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30일 성명을 내고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고 올바른 인성 함양과 학업에 매진하는 모든 의대생들의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피고인이 의학전문대학원생이라는 점이 폭력이라는 범죄의 감형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이야기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해당 학교는 피해 학생에 대한 배려와 보호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위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적법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태도로 사건 해결에 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의학전문대학원생이라는 이유가 결코 폭력이라는 범죄에 있어 선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하며, 해당 학교 측은 피해 학생 보호와 적극적인 해결방안 모색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논란이 일자 조선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피해자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가해학생 처벌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이미지출처=조선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페이스북>

네티즌 ‘김**’는 해당 학생회가 성명문을 올린 페이스북 계정에 “폭행이 (지난해)3월에 있었던 걸로 아는데 오늘까지 방치한거니 진짜 돌았다는 소리밖에 안 나온다”면서 “피해자의 눈물 나는 요청에도 그저 귀 닫고 눈 감고 피해자를 가해자와 한 공간에 두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니 학교전체가 2차 가해를 한 꼴”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 ‘Seo*********’는 “가해자라는 단어를 본문에서 찾아볼 수조차 없다”고 지적, “누가보면 가해자는 이 학교 학생 아닌 줄 알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가해학생에 대한 처분은 어떻게 요구할거냐”면서 “피해학생에 대한 어떤 식의 보호를 할 건지도 구체적으로 안 나와 있다. 최대한 보호하겠다라는 말은 두루뭉술하다. 조선대 의전원 학생회의 다음 성명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네티즌 ‘권**’는 “의대생간 폭행으로 사건을 축소시키지 말라”면서 “그리고 진상규명이라니 뭘 규명하겠다는건가요? 이미 재판까지 끝난 사건을 진상규명이 아니라 징계촉구를 해야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