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이 제출한 ‘살수차사용 결과보고서’ <사진=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1.14 집회에서 경찰이 농민 백남기씨가 물대포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30여분간 계속 살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씨는 뇌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백씨 외에 또 다른 신원미상의 시민도 물대포에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도됐다. 현장 사진과 영상을 보면 얼굴이 피범벅이 된 노인이 시민들에 의해 질질 끌려나온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마포갑)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살수차사용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백남기씨가 쓰러진 이후에도 21초간 조준살수를 했던 살수차 충남살수 09호는 오후 6시 50분경부터 7시 30분경까지 살수를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백남기씨가 쓰러진 오후 6시 56분 32초 이후에도 무려 34분 동안 계속 살수를 한 것이다. 당시 경찰은 백씨를 실어가는 구급차에도 물대포를 쐈다.

경찰의 살수차 운영지침에는 “살수차 사용 중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즉시 구호조치하고 지휘관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노웅래 의원은 “경찰은 부상자의 발생 이후에도 긴급구조 조치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30분 이상이나 계속 살수를 했다”며 “운용지침에 구호조치를 하게 돼 있는 부상자에 시위 참가자는 포함되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어 노 의원은 “한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의 행위를 한 살수차가 이후에도 30분 이상이나 살수를 해대고, 이후 1시간 이상 경고방송을 한 것은 경찰의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노 의원은 “집회 당시 경찰은 옥외소화전을 사용해 무려 126톤의 소방용수를 집회 참가자들에게 뿌린 것으로 보고됐다”며 “민중대회 참석자들을 해산하는 것이 긴급하고 정당한 사유인지, 또 무려 126톤의 물을 쏟아부은 것이 필요 최소한도로 사용했다고 확신하는지 경찰청은 책임있게 대답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노 의원은 소방용수 시설이 재를 진압하거나 폭발 등에 의한 화재 확대를 막는 등 본래 목적 외에 집회를 진압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소방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4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백남기씨(69)가 차벽에 밧줄을 걸고 당기던 중 경찰의 물대포를 직사로 맞고 쓰러져 있다. 코피를 흘리며 쓰러진 백씨는 뇌진탕 증세를 보였고, 아스팔트에 누워있다가 구급차로 호송됐지만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