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일본 정부가 정말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조건을 걸었다면 저질 외교”라며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비판했다.

29일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측이 소녀상 철거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만약 외교상에서 그런 이야기가 혹시 나왔다고 하더라도 저질 외교”라고 지적했다.

윤 상임대표는 “전날 1202차 수요집회가 열렸는데 멀리 대구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오셔서 그냥 외교부를 찾아가셨다”며 “찾아가셔서 왜 피해자에게 어떤 아무런 이야기도 없느냐, 한국 정부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냐는 절규를 외교부에 전달하셨다. 그만큼 절박하시다”고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가 집권하자마자 일본은 (위안부) 강제성을 부정하는 말부터 하기 시작했다. 반성한다든가 입장을 바꾼다든가 하는 태도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한일협정으로 해결되었다는 입장은 똑같다’는 보도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전혀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가운데 급하게 한국 정부 측에서 날짜를 제시하고 있구나 하는 불안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져 있는 일본군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 박상균

윤 상임대표는 한·일 외교 당국자가 9차례 위안부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만난 것에 대해서도 “외교부 반응이나 외교부 출입기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어렵다’하는 것이었고 외교부 입장도 비슷했다”며 “공식적으로 전해 듣지 않은 상황에서 짐작을 할 수 없지만 제발 (문제 해결이 됐으면) 그런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난 4월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강제성을 사실상 부인한 것에 대해서도 “(또 한번) 그렇게 나올 것 같아서 오히려 불안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윤 상임대표는 “그렇게 나온다면 한국 정부는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명확하게 사죄와 일본 정부의 책임을 제대로 밝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