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악산 케이블카를 승인하기 전부터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도 추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 TF(태스크포스)회의 회의록’을 공개하며 “국립공원위원회 참여기관인 환경부·국토부·문화체육관광부·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와 사업자인 양양군 등이 공동으로 TF를 구성해 작년 9월부터 비밀리에 5차례 회의를 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록에 따르면 정부는 지리산 케이블카도 추진 중에 있었다.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3차 회의록’에는 “내년(2015년)부터 시범사업 지역(설악산, 지리산) 친환경 케이블카 설치 추진을 잘 설계하여 문제없이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또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하여 해당 지자체를 TF회의에 참석시켜 케이블카 추진 현황에 대한 의견 청취 필요”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 환경 단체들이 1일 ‘국립공원위원회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결정은 무효다’ 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제공 = 뉴시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그동안 환경부는 다른 국립공원에서의 케이블카 건설은 설악산케이블카 시범사업 후에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환경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거짓말 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환경부가 환경파괴부임을 자처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정부가 사업자와 함께 TF를 구성하고, 정부가 사업을 컨성팅하고, 계획을 수립하고, 평가와 심의까지 하는 행태는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총비용으로 경제성 분석을 하고, 환경기준을 준수하지 못해 7가지 조건부로 승인해준 정부주도의 국립공원위원회의 설악산케이블카 건설 결정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립공원위원회가 지난 28일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시키면서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리산 케이블카도 추진되어 온 것으로 드러나며 ‘환경 파괴’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사)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울산 신불산, 지리산, 전남 영암 월출산, 경남 사천, 거제. 전국이 케이블카로 들썩거리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호를 많이 받는 환경규제지역인데(설악산 오색지역) 여기도 케이블카가 뚫리면 다른 지역은 무슨 명분으로 막겠나. 막을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윤 실장은 케이블카 설치에서 비롯되는 경제성도 지적했다. 그는 “동네방네 케이블카가 다 생기면 희소성이 떨어져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지난 2012년 9월에 운행 시작한 밀양케이블카 사업이 250억 정도 들어갔는데 지금 2억, 5억 적자를 보고 있다. 많이 생기면 많이 생길수록 분산되니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