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국립공원의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조건부로 승인된 가운데 이를 두고 환경단체와 야당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28일 국립공원위원회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시켰다. 위원회는 양양군이 제출한 원안에서 7가지 사항을 보완하는 것을 승인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7가지 조건에는 탐방로 회피 대책을 강화와 멸종 위기종 보호대책 수립, 사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 식물 보호대책을 수립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결정에 환경단체 등은 “4대강에 이어 설악산도 죽이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은 긴급성명을 통해 “2012년, 2013년 ‘케이블카 사업 검토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점’ 을 들어 2번이나 부결됐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에 힘입어 다수결로 밀어붙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이들은 이어 “이 결정은 내용적 타당성·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을 무시한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이기에 무효”라며 “빠른 시일 안에 환국환경회의와 범대위를 비롯한 각계가 참여하는 비상회의를 개최하여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반대와 산으로 간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또 다시 개발의 논리로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지켜볼 위기가 다가왔다”며 “산으로 이동한 추악한 4대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 대변인은 “대통령과 야당 강원도지사와 재벌이 만든 합작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생각없이 지시하고, 최문순 지사는 과장된 경제성 분석으로 확약하고, 조양호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자본의 논리로 뒷받침하고, 마지막에 위원회는 환경파괴의 조연 역할을 했다”고 질타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쉬운 결정”이라며 “이렇게 많은 조건을 붙일 거라면 굳이 이번에 승인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김성수 대변인은 “조기에 추진됐으면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졸속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빼어난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하는 강원도의 관광산업과 환경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합리적 방안을 좀 시간이 걸려도 찾았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