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의 중심에 선 신경숙 소설가가 ‘해당 작품을 읽어본 적도 없다’는 해명을 내놓은 가운데 조영일 문학평론가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아마 우주가 도와줬을 정도라고 생각 된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신경숙 소설가. <사진제공 = 뉴시스>

18일 조영일 평론가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일단 이응준씨가 인용을 한 것처럼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우연의 확률은 굉장히 적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말이 안 된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앞서 16일 소설가 겸 시인 이응준씨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신경숙 소설가의 ‘전설’이 일본 작가의 작품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표절 논란이 일자 신 소설가는 “‘금각사’ 외에는 읽어본 적 없어 해당 작가의 작품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 평론가는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 중에 '금각사'라는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번역된 종류만 수십 종이 될 정도”라며 “문학공부를 하는 청년들은 반드시 읽어야 될 소설 중의 하나였다. 그러니까 신경숙 작가도 읽었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평론가는 출판사 측에서 ‘표절되었다고 주장하는 작가는 극우민족주의다’라고 폄하한 것과 관련해서도 “신씨의 작품이 더 뛰어난 작품이라는 식의 논지를 펴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표절이라고 하는 게 전혀 상관없는 두 작가가 유사한 문장을 써 낼수는 없다는 상식적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전설’ 외에도 4,5편의 작품도 표절 논란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신경숙이라는 작가가 한국 문단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았던)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평론가는 “출판사나 문단이 몇몇 스타 작가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측면이 있다. 만약 신 작가에게 큰 데미지가 갈 경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출판사, 문단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문단 자체적으로 쉬쉬하는 분위기가 상황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평론가는 이번 표절 논란에 대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는데 대부분 침묵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려서 유야무야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대부분 평론가들이나 작가들이 다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계속 침묵을 했다는 건 이미 공범에 가깝기 때문에 신 소설가가 사과를 한다든가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 소설가에 이어 소설가 전경린 씨도 표절 의혹에 휩싸이며 한국 문학계가 표절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전경린의 ‘엄마의 집’ 속 한 구절이 가수 강타의 1집 앨범 나레이션과 유사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강타의 앨범은 2001년 발매됐고, 전경린의 작품은 2007년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