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가 결성 40년을 맞아 이제는 백발이 된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이 다시 모였다.

동아투위위원들과 언론시민단체 30여명은 16일 오후 3시 동아투위사태 당시 동아일보 건물로 사용되던 일민미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박근혜 정권을 ‘신유신체제’로 규정한다”며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되살리기 위한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현직 언론인들과 언제나 함께 가겠다”고 천명했다.

김종철 동아투위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40년 전 3월 17일 그날을 생각하면 비통하다”면서도 “(해직자) 113명이 이렇게 굳게 뭉쳐 오늘날까지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위해서 싸워왔다는 것이 역사 앞에 자랑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당시는 박정희 정권이 민청학련, 인혁당 사건에서 사형선고를 내리는데도 이에 대해 한 줄도 보도할 수 없었던 시기였다”며 “그 때 19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으로 유신독재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이후 10월 유신 이래 처음으로 최대 위기를 느낀 박정희 정권은 1975년 3월 10일부터 당시 동아일보 사장 김상만 씨에 압력을 가해 자유언론실천의 주역들을 추방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이후 40년이 지났지만 당시 해직된 113명 중 동아일보에 돌아간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며 “더욱 가슴 아픈 것은 113명 중에 무려 20명이 감옥에서 얻은 난치병과 생활고 등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현재 동아일보는 ‘찌라시’ 수준으로, 또 채널A는 온갖 거짓말을 생산하는 더러운 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저희는 절대 잊지 않겠다.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이 실현되지 않는 한 민주화는 이뤄질 수 없다. 통일도 이뤄질 수 없다. 언론계 후배들과 반성하지 않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지상파 방송들을 상대로 언론의 지배구조를 바꾸고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go발뉴스

동아투위투쟁에 처음부터 함께해온 이해동 목사는 “사람과 사람이 바른 관계를 맺으려면 거짓이 아닌 참말이 통해야한다”며 “나라도 마찬가지다. 언로가 막히지 않고 바른 언론이 있을 때 비로소 밝은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좋은 나라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세월을 우리나라가 불의하고 부정한 권력에 의해 온 국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정말 민주주의가 바로 서려면 언론이 제대로 돼야 한다”며 “우리 언론사에서 동아투위는 하나의 심지이자 불씨다. 언젠가는 이 불씨가 우리나라에 참된 언론의 불길을 일으키는 큰 역할을 마침내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동아투위 당시 막내였던 정연주 전 KBS 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정 전 사장은 “40년 전 폭력배들에 의해 단식 농성 투쟁 현장에 쫓겨난 시각이 새벽 3시 15분이다. 그 때 당시에는 통행금지가 있었을 때인데 잡혀 나와 동아일보 차량으로 혜화동 우석병원까지 실려가는 중간에 경찰이 아무 제지를 하지 않았다. 박정희 유신 권력에 의해 명백한 비호를 받았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사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 75년 그때 역사 앞에 당당한 선택을 했고 지금도 돌아온 삶을 되새겨보면 그때 만약 자유언론을 위한 싸움에 동참하지 않고 제 개인의 안위를 위해서 제작에 참여하고 권력에 굴종했다면 아마도 저 자신과 가족과 역사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삶이 되었을 것이다”고 소회했다.

이어 “40년 전에 심었던 자유언론의 씨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요즘 보면 후배들 잘하고 있다. 함께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워나가면 언젠가 봄이 오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 2012 go발뉴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들은 40년 전 당시처럼 일민미술과부터 프레스센터(당시 신문회관)까지 행진하며 반성하지 않는 동아일보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