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BC

국가인권위원회가 우리나라 정부의 국제 인권규약 이행 정도를 감시해 유엔에 심의 받는 자료에서 세월호 참사와 성 소수자 차별 등 주요 인권 관련 사안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권위는 최근 유엔 자유권규약 제4차 국가보고서 심의를 위한 ‘정보노트’ 의결을 앞두고 최종안에서 초안 항목 34개를 삭제했다.

애초 인권위 사무처 인권정책과는 지난달 15일 열린 제2차 상임위원회에서 규약 조항별로 총 65개의 쟁점 항목을 담은 정보노트 초안을 보고 안건으로 올렸지만 상임위 회의와 인권위원 회람을 거치면서 최종안에는 처음보다 34개가 줄어든 31개 쟁점 항목만 담겨 있었다.

삭제된 항목에는 세월호 참사와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언론기관의 독립성 등 중요한 인권 사안이 다수 포함됐다.

일부 인권위원들은 인권위가 의견표명을 한 적이 없어서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거나 분량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 항목을 삭제하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명숙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집행위원은 “인권위가 우리나라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알려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인권 후퇴를 노골적으로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자유권규약위원회와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에 이와 관련한 의견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