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4일 오전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6일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발생한 조합원 분신사망사고에 대한 사측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 go발뉴스(강주희)

전국금속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숨진 조합원 김재기 씨에 대한 사측의 책임 인정과 고인 및 유가족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비정규직을 생산하고 고용불안을 부추기는 도급화 철회가 고인의 뜻”이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현장조합원들이 투쟁을 벌였음에도 회사는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도급화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워크아웃 기간 동안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임금·복지 감축과 노동 강도 강화 등 온갖 고통을 감내 했음에도 회사는 노조의 뜻을 외면했다”며 “이는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탄압이며 김재기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난했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 돌입 당시 노사 합의에 따라 도급화를 시행했다. 4년에 걸쳐 597개 직무 중 521개를 도급으로 전환했다. 해당 직무에서 일하던 정규직 노동자들이 전환 배치되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이 채용됐다. “회사가 어렵다”는 말에 노조는 어쩔 수 없이 사측의 요구에 동의했다.

4년 후인 2014년 금호타이어는 우여곡절 끝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노조는 이제 한숨 돌리려나 했다. 그러나 사측이 도급화 하지 않는 76개 직무 중 48개 마저 도급화를 추진하자 참았던 노조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노조는 “2014년까지 도급화를 완료한다는 노사합의에 따라 이를 중단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도급화 대상자에겐 당장 생존이 달린 문제였다. 그러나 사측의 도급화는 계속 추진됐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확산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 go발뉴스(강주희)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도급화를 중단하라는 고인의 뜻을 절대 돈 몇 푼과 바꿀 수 없다”며 사측을 질타했다. 한 위원장은 “한 가정의 가장을 비참한 죽음으로 몰고 간 금호타이어의 도급화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며 “박삼구 회장과 금호타이어가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철희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사측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윤 지부장은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배상이 아닌 고인의 죽음에 대한 사과”라며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도급화에 대해 김창규 사장은 최소한의 사과도 없이 ‘노사 합의로 추진된 도급화가 회사만의 책임이냐’며 (책임을)회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퇴에 대한 ▶사측의 책임 인정과 사과 ▶도급화 철회(48개 직무 도급화 즉각 철회 및 비정규직 확대 금지) ▶희망 조합원과 가족들의 심리치료 보장 ▶숨진 김씨 유족에게 배상을 할 것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분신 원인에 대한 노사 간의 시각차가 커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23일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3일간 부분파업을 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광주공장과 곡성농장에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단체교섭이 타결된 지 한 달만에 돌입한 파업이다.

이에 금호타이어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노사가 함께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나 조합은 대화보다 불법파업을 선택해 매우 유갑스럽다”며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즉시 철회하고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