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9일과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절차가 마무리 되면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각 시기를 조율한 배경이 책임총리제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여권 핵심 관계자는 4일 “청와대와 이 후보자 모두 책임총리 역할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는 이 후보자가 인준 절차를 마치고 총리로 임명되면 행정 각부의 통할권, 국무위원 제청권·해임 건의권 등을 확실히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 후보자가 정식으로 총리에 임명하게 되면 헌법에 규정된 ‘총리의 국무위원(장관) 제청권’을 행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역시 책임총리제에 대해 긍정적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6일 “책임총리라는 말은 법률 용어가 아니고 정치적 용어”라면서도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총리의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 이완구 페이스북

헌법 제87조 제1항은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며 국무위원에 대한 국무총리의 인사권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일부 식물총리를 거치며 헌법이 보장한 인사권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도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국정 운영’을 공약으로 내걸며 “장관·기관장 등의 인사에 있어 회전문 인사,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해”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및 장관의 인사권(부처 및 산하기관장)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연이은 악재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가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해임 건의권을 강력하게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할 총리가 정홍원 총리에서 이 후보자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날 차례 상 민심을 고려해 설 전에는 반드시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