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겨레>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24일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장중현)는 이날 김기춘 청와대 비설실장과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 구운수 전 사회안전비서관, 이명준 사회안전비서관실 행정관 등 4명이 <한겨레>와 <한겨레> 편집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인정하려면 피해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가 특정돼야 한다”며 “김 실장 등은 피해자로 특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 다음날인 4월 17일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생존자 권 모양을 위로한 것과 관련해 ‘쇼크 상태였던 아이가 왜 박 대통령 현장 방문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 인터넷판 캡처

해당 보도는 “쇼크 때문에 병원에 있다던 아이가 저기엔 왜 있냐”고 의혹을 제기한 SNS 반응과 함께 이에 대한 권 양의 고모와 청와대 측의 반론을 함께 실었다.

이에 김 실장 등은 해당 기사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냈지만 이날 패소했다.

한편, 청와대비서실은 <한겨레>에 앞서 박 대통령의 ‘할머니 조문’ 연출 의혹을 제기한 <CBS 노컷뉴스>를 상대로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CBS 노컷뉴스>에 대한 소송은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심리 중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잊지***)은 “부모를 다 잃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어린아이를 왜 대통령 방문에 얼굴을 비추게 했는지 저는 아직도 그런 행태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명예가 훼손됐다고 고소까지 했다니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건가요. 참 답답하고 참담합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 외에 네티즌들은 “고소·고발왕국이네 아니면 그만이고 이런 식 고소·고발 너무 많다”(솔***), “언론은 진실만을 보도하고 판단은 국민들이 하는 것이다. 그게 진정한 민주주의다”(완소**), “당연한 판결.. 앞으로 이런 당연한 판결 좀 자주 봤으면..”(경*), “대한민국의 명예를 훼손한 청와대는 누가 고소해야 하나?”(자룡**)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