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인천 송도에 있는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최근 학생들 개인 명의로 된 대자보가 연이어 붙고 있다.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일하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해고를 반대하는 내용이다. 학교 측의 무책임한 ‘최저입찰제’ 방식이 대자보의 발단이 됐다.

연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측은 지난달 19일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용역업체 ‘세안텍스’와 재계약을 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이 최저가 입찰을 조건으로 걸었고, 세안텍스가 낮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이 후 세안텍스는 계약총액을 줄이기 위해 기숙사에서 일하는 청소·경비 노동자 72명을 50명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을 지난 5일 발표했다. 나머지 22명은 해고하겠다는 통보였다.

연세대는 그간 청소·경비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용역 업체와 계약을 맺는 간접 고용 방식을 고수 하고 있다. 이번 논란이 발생한 국제캠퍼스는 서울 캠퍼스와 달리 계약 총액은 학교 측이 결정하지만 고용인원이나 임금 등은 모두 용역업체에서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 지난 11일 연세대 총학생회와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학교 행정부서에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입찰 방식은 만성적인 고용 불안정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국제캠퍼스도 서울 캠퍼스처럼 고용승계와 적정임금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보장하는 입찰방식을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서 마주하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해고 위기에 처하자 기숙사 카페, 도서관 입구 등에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실명 대자보를 붙이기 시작했다.

대자보에는 연세대 응원가인 ‘J에게’를 빗대 ‘(갑을)병이 되어버린 J에게’,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J에게’라는 학교 측을 비꼬는 제목을 달았다.

학생들은 또 ‘기숙사 노동권 수비대’라는 모임도 만들었다.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50여 명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학교와 세안텍스에 청소·경비 노동자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을 위해 이른 아침 부터 기숙사 청소를 하고 경비를 서시는 분들 모두가 연세대의 구성원”이라며 “이분들의 노동 가치에 대해 학교 측이 단순히 돈의 액수로만 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