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선물 받아 공관에서 키웠던 진돗개 두 마리의 혈통을 묻는 질의였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이 진돗개를 선물 받고 처치가 곤란하니 방호견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이 개가 진돗개라는 혈통 증거가 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순종 진돗개가 아닌 잡종견을 ‘공관방호견’이라 속여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이미지출처=노컷TV 뉴스 화면 캡쳐

박 시장은 취임 초기 지인으로부터 진돗개 3마리를 선물 받았다. 그러나 공관을 은평 뉴타운으로 옮기면서 ‘대박이’를 제외한 나머지 두 마리 ‘희망이’와 ‘서울이’를 서울대공원 견사로 옮겨놓은 상태다.

박 시장의 해명에도 이 의원의 공세는 계속됐다. “동물원에 순종 진돗개가 있고, (박 시장이 데려다놓은 개들은) 진돗개로 볼 수 없다. 일반 잡견을 보러 시민들이 동물원을 가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박 시장은 “진돗개를 순종이라 얘기한 적이 없다. 서울대공원에서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먹이주기, 만져보기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반드시 순종 동물만을 전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국감은 진돗개 혈통에 대한 불필요한 공방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순종 진돗개도 아니고 잡종이던데, 3년간 2400만원을 사용했다”며 “박 시장은 부끄럽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사적으로 선물 받은 것을 공유물로 바꾼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박 시장이 이 부분 잘못된 것 같다고 깨끗하게 시인하는 것이 오히려 박원순답지 않나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여당 의원들의 진돗개 공방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탁현민(@tak0518)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진돗개 혈통을 따져 묻는 거기에 무언가 답해야 하는 그 기분을 안다”며 “코미디는 진지할 수록 더 웃긴다”는 일침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