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6일 '대학종합평가'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 7개 대학 총학생회가 "줄 세우기식 대학 평가를 하고 있다"며 중앙일보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나섰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 7개 대학 총학생회는 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중앙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일보의 대학평가는 대형화와 국제화라는 미명 아래 진리추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본분에 대한 망각만이 남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고려대 총학생회가 대학평가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경희대·동국대·성공회대·한양대 등 4개 대학 총학생도 같은 달 26일 대학평가 거부 선언에 동참했다.

이들은 "기성세대에서는 SKY와 나머지 정도로 암암리에 말하던 대학의 우열이 신문의 공신력을 등에 업고 명확해진다는 지적에도 중앙일보는 귀를 닫았다"며 "중앙일보의 평가는 치료보다는 오히려 학벌주의라는 질병을 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이 진정으로 갖춰야 하는 교육 커리큘럼의 체계, 학내 자치문화의 활성화 등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대학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학의 선진화·경쟁력 강화라는 처음의 취지는 이미 변질됐고 진리추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본분에 대한 망각만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량화 가능한 것만 기준으로 하고 대학 서열을 1면에 부등호로 표시하는 등 선정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며 "기사 제목에서부터 '순위', '서열'이 강조되고 있고, 기사 옆에는 표를 이용해 노골적으로 대학의 순위를 매겼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이 같은 평가로 인해 대학은 순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을 마구잡이로 끌어들이는 등 당장의 임시처방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학의 책무성 평가는 자산을 숫자로 평가한다는 회계의 원래 의미를 회복하면서 기업의 성과 평가와 같아지고 대학경영에서 효율성이 지상명제가 되면 대학은 철저히 파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논문 편수와 피인용 지수가 대학의 경쟁력이 될 때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분야는 축소되고 경영학, 의학 등만이 남을 것이며 대학은 기업을 위한 조직이 되고 삶의 철학은 빈곤해 질 것"이라며 "단순한 취업사관학교로 바라보는 현재의 시각을 넘어서서 대학 본연의 목적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고 효율성과 다양성을 모두 녹여낼 수 있는 현대적인 대학의 상을 모두 함께 고민해볼 때"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대학순위평가가 드러내는 '대학을 서열화 할 수 있다는 마음', '대학을 기업화해도 무방하다는 마음', '모든 대학을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마음', '대학을 정량화해 평가할 수 있다는 마음' 등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인터넷 뉴스 신문고(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65758)에도 함께 게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