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은 13일 “하수종말처리장 위탁 비리 사건 핵심 브로커가 ‘시장 집으로 4억원이 전달됐다’고 한 법정 진술은 새누리당 측 공작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최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이필운 새누리당 후보 선거 대책회의에 참여한 변호사들이 박씨를 접촉한 정황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최대호 안양시장. ⓒ '페이스북'

최 시장은 “브로커 박모(51)씨가 수사과정과 1심 법원에서의 진술을 뒤집고 ‘돈이 최 시장 집으로 전달됐다’고 한 것은 새누리당 측 공작 때문”이라며 “이 후보쪽 변호사가 구속 수감된 박씨를 접견했고 진술 번복 관련 자료도 확보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사건 브로커의 추측성 진술만을 근거로 돈이 전달됐다고 시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선거를 겨냥해 이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고도 밝혔다.

브로커 박씨에 대해서도 “특별한 직업이 없는데 재산 증식 의혹이 있다”며 “이 사건의 자금 흐름과 연관성이 있는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시장은 “검찰의 철저한 재수사와 신속한 사건 처리를 촉구한다”면서 “만일 본인과 본인 가족이 뇌물을 받았다는게 확인되면 정치를 그만두는 것은 물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박씨가 담당 변호사 교체를 원한다고 지인을 통해 알려와 아는 변호사가 접견한 사실은 있지만, 이 변호사가 선거 캠프와 관련되거나 박씨의 법정 진술을 회유한 적이 없다”며 “명백한 허위사실인 만큼 이에 대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0일 수원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안양하수처리장 위탁비리 사건 항소심에서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씨는 “4억원의 돈이 안양시장의 집으로 전달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박씨는 “최 시장의 최측근인 김모(51)씨를 통해 당시 집에 있던 최 시장 부인에게 돈이 전달됐다”고 주장했지만, 김씨와 최 시장의 부인은 “사실무근”이라며 이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박씨와 김씨 등은 사업비 100억원 규모의 하수종말처리장 위탁 과정에 개입해 특정 업체를 선정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입찰방해 등)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한편, 12일 경기 안양시의회 새누리당은 항소심 공판 증인 신문에서 박씨가 “2011년 10월 26일 안양하수처리장위탁업체 관계자로부터 4억원을 받아 시장 측근인 김모씨에게 넘겼고, 김씨가 돈을 최 시장 집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검찰에 안양하수처리장 위탁 비리사건을 재수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