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제14차 회의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이 ‘약속 사면’ 의혹의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공천한 것에 대해 29일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사면권이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라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행사되는 것은 헌법 원칙 훼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윤석열 대통령의 설 명절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서천호 전 차장을 총선 후보로 결정했다.

서 전 차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때 경찰을 여론 조작에 동원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2월 7일 윤 대통령의 설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서 전 차장은 특사 발표 전인 지난 2월 3일 비공개로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져 ‘약속 사면’ 의혹이 제기됐다. 서 전 차장은 사면 발표 당일인 2월 7일 오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공식화했다.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는 지난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탄희 민주당 의원의 서 전 차장 ‘약속 사면’ 의혹에 대한 질의에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지만, 진행 경과가 맞다면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엄 후보자는 “사면 절차가 투명하게 이뤄지고, 왜 그런 사면을 했는지 상세히 밝혀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주민 수석부대표는 “자신이 사면 대상이 될 지, 사면이 될 지, 후보가 될 지 어떻게 알았을까”라며 “가끔 저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는데, 이분이 혹시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더구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은 상고를 취소했다”며 “상고를 취소한다는 건 법적 다툼을 하지 않겠다, 모든 불이익을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인으로선 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결정을 하고 나서 바로 사면을 받았다”며 “이분들도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는 분들일까, 아니면 누구의 조언을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엄상필 후보자의 발언을 소개하며 “이런(서천호) 후보를 공천했다는 건 법치주의 훼손과 삼권분립 위배에 국민의힘도 동참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귀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론 조작범 공천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하던 ‘시스템 공천’이고 ‘멋있는 공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특별사면과 복권부터 비공개 공천 신청, 공천 확정까지 얼마나 더 법치를 조롱할 셈인가”라며 “여론 조작범의 죄를 사해주며 국민을 대표하도록 만들려는 국민의힘은 ‘국민기만당’”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