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고 ‘김건희 특검법’이라 표현했다는 이유로 SBS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것을 두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말 믿기지 않는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박 의원은 26일 SNS를 통해 “‘김건희’라고 직접 지칭한 것도 아니고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김건희 특검’을 ‘김건희 특검’이라고 한 것뿐”인데 제재를 받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 진성준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2022년 9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건희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박 의원은 “특검법의 공식 명칭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법안명에 ‘여사’는 없다. 그동안 통상 ‘김건희 특별법’이라고 불러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김건희 여사님 특별법’이라고 불러야 하느냐”며 “그럼 김영란법도 ‘김영란 씨 법’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냐”고 비꼬았다.

박주민 의원은 “지금이 임금에게 예를 갖추지 않으면 처벌하던 왕조시대냐”며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에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국민의 입을 틀어막으며 심기 경호를 하더니, 이제 대통령 부인의 심기까지 경호하며 편파심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방심위의 심의 기준은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가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 형평성, 객관성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선거방심위는 스스로 존재할 가치가 없음을 증명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같은 날 KBC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방송에서 김건희 영부인 여사라고 안 불렀다고 해서 행정지도 한다면 ‘입틀막’ 아니냐”며 “오직 김건희가 권력 서열 1위이기 때문에, 대통령이기 때문에 ‘말조심해라’ 하는 것으로, 겁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전 국민을 입틀막 하려고 하는 참으로 나쁜, 독재 정권도, 박정희 전두환도 하지 않은 일을 한다”며 “저 같은 사람을 행정지도를 하지 어떻게 언론을 행정지도 하나. 이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관련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특검과 50억 대장동 클럽과 관련한 ‘쌍특검’이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쌍특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법과 상식, 공정과 원칙을 확인해주길 바란다”며 “답변회피 말고 카톡 지시받지 말고 용산 눈치 보지 말고 국민이 어떻게 보는지 판단해서 쌍특검 받아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 선거구 획정안과 ‘쌍특검’ 재표결 이후 핵심 지역인 서울 강남과 TK 지역 공천을 대거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에 따르면, 장동혁 사무총장은 27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천 마무리 시점과 관련, “29일에 모든 게 결정된다. 그날 다 결론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로부터 늦지 않은 시간 내에 결정하고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텃밭인 ‘강남·대구경북(TK) 지역 공천’에 대해서는 “가장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