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들이 2018년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5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시간 벌어주는 대법원 직무유기 규탄 및 전범기업 현금화 명령 판결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2차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최종 승소한 가운데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은 25일 “반창고 밑에서 곪아 터지고 있는 한일관계는 더 병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건 전 차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일본 피고 기업이 아닌 한국 정부와 기업이 판결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반창고 붙이기’에 비유하며 이같이 우려했다. 

최 전 차관은 “법원이 대위변제 공탁을 거부하는 이유로 피해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 들었지만 더 깊이 들어가 생각해보면 원고들이 갖고 있는 청구권의 성격 자체가 피고 기업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위자료는 피고 기업들이 지급해야만 위자 혹은 위로가 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자가 같은 금액의 돈을 준다고 해서 위자 혹은 위로가 되는 거라면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돈 받으면 되는 사람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만든 것이고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금 현황에 대해 최 전 차관은 “지금까지 41억을 모금했지만 1차 소송에서 3자 변제안을 수용한 피해자 11명에게 25억 가량을 지급해 16억 정도가 남았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거부한 분들이 네 분 정도 계시는 공탁금으로 약 10억 원을 써야 한다는 상황”으로 “산술적으로 잔금이 5억 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 전 차관은 “이번에 2차 소송에서 승소한 11명에게 1인당 배상금이 1억~1억 5000만원 정도 되니 기금 자체는 지금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 11명이 낸 ‘2차 손배 소송’에서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각 1억~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21일 판결했다. 

최 전 차관은 “돈도 없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해법이어서 현재의 외교부나 이것을 추진하고 있는 정권은 향후에 큰 망신을 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왜냐하면 대법원 판결을 위반했고 법적으로 확인받는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인데 강제집행은 강제집행대로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이 정부에서 결국 파탄을 맞이할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대법원 판결 직후 일본 외무성이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초치한 것에 대해 최 전 차관은 “이웃 국가의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차관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반응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또 “(정부가)분리 대응할 수 있는 사안”으로 “이를테면 ‘초치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그리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라는 식의 메시지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사법부만 따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단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연합뉴스TV 화면 캡처>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