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전남 목포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선수단 입장에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선 참패에 대해 17일 “키를 쥔 국민들이 돌아선 것이 증명됐다”며 “내가 대통령이면 잠이 안 올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이 권력을 쥐면 세상 모든 걸 가진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지만 그 키는 국민들이 쥐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어 “그런데 다는 아니겠지만 국민들이 지금 돌아섰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며 “엄청난 일이다, 제가 대통령이면 진짜 잠이 안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180도 바꾸고 일단 총선과 관련해 당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향후 공천과 관련 “‘용산에서 30~40명 내려온다’고 하면 ‘웃기지 말라 그래요, 무슨 낯짝으로 내려옵니까?’ 그럴 것”이라며 “‘정부에서 차관, 장관하던 사람이 내려온다’ 하면 ‘무슨 낯짝으로 내려와요? 국정 지지율이 이 정도인데’”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이 모양, 이 꼴에서 막 내려와서 엉망진창으로 공천하면 보수가 심판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입장이 다르다”면서 보수진영과 신뢰를 쌓은 기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지라는 것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라며 “단지 권력이라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이합집산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기에 굉장히 냉정하다”면서 “‘국민들한테 인정 못 받는다. 우리가 아무리 지지해도 국민들이 버릴 것 같아’ 그러면 보수는 창피하다, 지금 그 경계선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자기 사람 심어도 공천 끝나면 말을 안 듣는다”면서 “국민들이 지지하지도 않는데 의회가 추종하는 것은 국민 배신행위”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김기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 전 의원은 “알면서 죽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회초리를 때렸는데 (김기현 체제 유지라면) 총선에서 큰 몽둥이로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더 심각한 것은 중도층이 이탈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생각보다 너무 차이가 나면서 ‘수도권 민심이 이렇구나’라며 영남 지역이 충격을 받았다”며 “이후 대응을 보면서 ‘희망이 별로 없구나’ 보수층에서 실망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을 모르고 있는 건지 무시하는 건지 자기들 공천만 중요한 건지”라며 “영남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다. 보수층 내부의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체제는 물론이고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도 다시 해야 된다”며 “극단적으로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 상황까지 가면 정말 당이 대통령하고 선을 긋는 것까지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