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캠프 데이비드 선언’에 대해 22일 “규범적 근거와 국민적 동의가 결여된 일본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정상선언의 형태로 제도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추진하는 캠프 데이비드 선언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과의 군사훈련에 대해 민변은 “한미 간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있고 미일 간에는 미일안전보장조약이 있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합동군사훈련을 뒷받침하는 규범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식민지배, 일본군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없는 일본과의 군사훈련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의식해 조용히 실시했다”며 ‘그런데 이번 선언은 매년 정례적 실시를 공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평화헌법체제의 일본과의 정례적 합동군사훈련은 해석개헌으로 재무장과 군사대국화를 추구하는 일본의 야욕을 정당화시켜주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추진 과정에 대해 “더욱 심각한 문제는 중대한 국가적 중대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절차의 비민주성”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헌법 제60조 제1항은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등에 대한 국회 동의권을 규정하고 있다”고 헌법상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한 점을 짚었다. 

민변은 “3국 군사협의체 구성과 합동군사훈련으로 우리나라가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의 군사적 분쟁에 휘말리고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될 수 있으므로, 이는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으로서 국회의 동의를 거친 조약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적 반발을 의식해 고작 몇 차례 비밀리에 실시한 일본과의 군사훈련을 정례화‧제도화하겠다는 독단적 합의는 헌법상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고 국회의 동의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를 복기하며 민변은 “일본의 군사적 침략과 점령에서 해방된 날에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강조한 비이성적인 망언도 이번 선언의 합의를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규탄했다.

한미일 정상은 18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역내의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거명하며 비판했다.

한미일 정상은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하여, 우리는 각국이 대외에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도발·위협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3자 차원에서 서로 신속하게 협의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해당 내용에 대해 민변은 “대만해협 등 한반도 지역을 벗어난 지역의 군사적 분쟁에 한국이 연루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북한의 남침을 방어하기 위하여 한미 간에 체결된 조약이므로, 그 외의 군사적 분쟁에 한국이 연루되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목적 범위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의 군사적 분쟁에 대해서는 한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규범적 근거가 없음에도 대통령이 함부로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민변은 “국민적 합의 없는 한미일 군사협의체 추진과 한미일 군사훈련 정례화를 합의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묵인‧방치하면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으로 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한반도 및 아시아지역의 긴장과 갈등을 심화시키므로 이번 선언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