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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23일 이를 기각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면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방통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방통위 심의‧의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뿐만 아니라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해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어 “특정 사업자에 편향된 결과가 초래된 사실이 널리 알려졌고, 방통위 공무원과 신청인이 기소됨에 따라 방통위가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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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
이에 한상혁 전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법원이 신청인(한 전 위원장)이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것은 논리 모순”이라며 항고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처분사전통지서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소홀을 중요한 면직 처분의 사유로 삼은 것에 대한 의견진술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며 “대리인 답변 내용이 청문조서에 기재돼 있음을 이유로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대법원 판례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소홀의 구체적인 내용은 청문절차에서도, 면직 처분 사유 설명서에서도 전혀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 집행정지 기각 결정문에서야 비로소 그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재판부가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것은 면직 처분 주체가 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도 “방송사업자의 재승인이나 재허가 심사는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중립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며 “한상혁 위원장이 심사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면직의 이유일 순 없다”고 반발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판결은, 위원장이 심사에 개입해 심사위원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고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 꼴”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또 “법원은 재승인 심사에서 한 위원장이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방기했다고 하는데, 위원장이 소속 직원들에게 심사위원들의 점수평가에 개입하도록 종용하지 않아서 면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상한 논리로 귀착된다”며 “재승인 심사 시 소속 공무원들에게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위원장의 권한 남용이고 월권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칫 이번 판결이 윤석열 정권의 무리한 방송 장악 시도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노영희 변호사는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 사건의 가장 쟁점은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언론 장악 시도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판단을 전혀 안 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그 이후에 더 논란이 될 만한 사람을 방통위원장으로 앉히려고 하는 그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은 전혀없다”며 “한상혁이 정확히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했어야 되는데 안 해서 문제라고 하면서도 그것보다 더 큰 위험성을 가지는 사람들이 언론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급부적인 생각을 안 하고, ‘무조건 한상혁은 유죄니까 직무정지 된게 맞아’, 이런 전제로 얘기하는 것 같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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