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파리 PT 지각설’에 대해 “왜 동행 기자들은 한마디 없고 대통령실이 나서서 ‘일부 선동 세력의 가짜뉴스’ 운운하느냐”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22일 <윤 대통령 행사장 지각?…대통령실 “가짜뉴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SNS에 공유하고는 “평가에 영향 미칠 변수인데 왜 BIE측에 운영 미숙 불공정을 항의 안 하죠? 의전팀의 실수는? 여하튼 불가해한 상황. ‘바이든 날리면’의 후과가 너무 크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2030세계엑스포 최종 개최지는 11월 말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엑스포 유치전 판세에 대해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21일(현지시간) 로마 엑스포 유치위원회를 인용해 “리야드가 약 70표, 로마가 약 50표, 부산이 약 30표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유치전 판세를 분석했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다.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이탈리아 순으로 각각 30여 분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발표자인 윤 대통령이 지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유튜브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PT 지각설’이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가짜뉴스”라며 “현장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이 미처 행사장에 입장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무대 전면 스크린에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영상이 상영됐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연사들은 행사장에 먼저 도착해 대기실에서 사우디 측의 PT까지 봤다”면서 “(영상을 상영하는) BIE 측 기술감독이 사인을 잘못 내렸고 사회자가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영상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먼저 도착해 대기실에 있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개그맨 서승만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 일찍 오면 뭐해, 교실에 들어와야 출석이지”라고 꼬집기도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영어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대다수 언론들이 대통령실 해명을 토대로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신장식 변호사는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방송에서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오신 분한테 (당시 BIE 사회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물어봤다”고 밝히고는 “(사회자가) 굉장히 정중하고 단호한 어조로 ‘시작하겠다’→‘죄송하다’→‘다시 시작하겠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현장 해프닝’이라는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해프닝일 수 있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제가 안타깝고, 화가 나는 부분은 언론의 보도 태도”라며 “저도 아침부터 이 동영상을 봤는데 이 기사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오니 (언론들이) 대통령실 해명을 중계하기 시작한다”며 “대통령 전용기 타고 (기자들이) 그 행사 왜 간 거냐. 이 행사 취재하러 간 것 아닌가. 그럼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됐고, 분위기가 어땠고, 대통령이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는데, 지각하지 않았으면 ‘지각 안 했다’는 사실을, 현장취재 (내용을), 바이라인 달고 보도했어야 했다. 그런데 대통령실 해명부터 이 기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해명대로라면 ‘일부선동 세력의 선동’에 수많은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이 다 넘어갈 때까지 대한민국 기자들, 대통령 전용기 타고 그 자리까지 간 기자들은 왜 자기 이름 달고 현장 확인취재 기사를 안 낸 것이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