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자료사진. <사진제공=뉴시스>

한일 정부가 이달말 제주에서 열리는 다국적 훈련을 계기로 일본 해상자위대가 ‘전범기(욱일기)’를 단 채 부산항에 입항하도록 조율 중이라고 25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오는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 23’을 주최한다.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훈련으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사열을 받을 예정이다.  

한일 정부는 자위함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부산항에 입항시키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1954년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자위함기는 과거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전범기(욱일기)와 문양이 비슷해 논란이 돼 왔다. 

국방부는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이 부산항에 입항할 가능성에 대해 “국제적인 관례”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자위함기를 달고 들어올지, 아닐지는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아마 통상적으로 그게 국제적 관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 대변인은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조금의 차이는 있긴 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욱일기 훈련, 언제까지 못 본 척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의원은 SNS를 통해 “아무런 반성 없는 욱일기 사용은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욱일기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며 “일본은 이 깃발을 앞세우고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며 한반도 지배권을 확보했고,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던 바 있다”고 역사를 짚었다. 그는 “당연히 욱일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사람들에게 일제 침략의 상징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이런 욱일기에 우리 해군을 거수경례하게 하더니, 이제는 욱일기를 단 선박을 훈련에 참여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과거사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치중해, 보고도 못 본 척, 해야 할 말도 삼킨다면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과는 요원해질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강력하게 항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지난 3월 16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가면을 쓴 전국민중행동 회원들이 '굴욕적 외교, 한일 정상회담 규탄'의 뜻을 담아 윤 대통령이 독도영유권,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등을 일본에 선물하고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욱일기와 128년 전통 오므라이스를 건네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