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인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 전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전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건’ 전담 수사 검사가 테라 측 피고인을 변호하는 법무법인에 취업한 것에 대해 9일 “검사동일체는 이권동일체이고 청탁공동체인가”라고 비판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검 마약과장 출신이 마약범을 변호하더니, 이제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검사 출신이 가상화폐 사기범의 변호를 맡는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에서 테라·루나 폭락 사건 수사를 전담해왔던 이 모 전 검사가 최근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변호하는 법무법인으로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검사는 지난해 6월 테라 수사 착수 때부터 전담해왔으며 지난 2월 검찰을 퇴직하고 이달 초 IT·블록체인 전문 법무법인에 파트너 변호사로 입사했다. 

해당 법무법인은 최근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전문성 있는 변호사를 대거 영입해 왔으며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신현성 전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다.

한민수 대변인은 “해당 검사가 가진 수사 노하우와 수사 정보가 가상화폐 사기범의 변호에 쓰일 것은 물론이고, 수사팀에 부정적 영향력을 미칠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얼마나 상식 밖 집단인지 똑똑히 보여준다”며 “곳곳에서 드러나는 전관예우의 폐해는 검사 몇 명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검찰 전체에 만연한 병폐임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또 “50억 클럽 수사는 1년 반이 넘도록 뭉개던 검찰이 전관예우의 기회 앞에서는 전광석화 같이 빠르게 변신하는 모습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와 비교했다.

한 대변인은 “검찰이 박영수 특검 등 전관들이 몸통인 50억 클럽 수사를 뭉개는 것 또한 전관예우이자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는 몸부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이 전관예우의 고질적 병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렇게 강변하는 사법정의는 바닥 모르고 추락할 것”이라며 “국민의 매서운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테라·루나 수사팀에 이 전 검사와 접촉 금지령을 내렸다.

9일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원석 총장은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서울남부지검에 ‘해당 변호사와 일절 접촉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