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애간장 끓이지 않았다면 
향리 뒤안 조선 간장맛은 끝내 묽어지고 말았을 게다. 

낮 동안 벌판 같은 어머니 가슴에서 익은 별들은 
해가 지면 서산 마루를 타고 올라가 반짝거렸다. 
하늘에 돋는 별들은 다 땅에서 먼저 사리舍利가 된 것들이다. 

어머니를 기다리던 봄날 저녁 감꽃 사이 하늘을 손가락으로 찍어 맛본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별맛은 짜다. 

아버지께서 몇 번이나 쓸개가 녹지 않았다면
쨍쨍한 날에도 된장맛은 기어이 심심해지고 말았을 게다. 
수심 많은 조선 땅에는 하늘이 많기도 하지만 간장 항아리 밑 하늘에 뜬 별이 가장 깊다. 

▲ 서해성 작가

바람이 빗질을 해서 깨끗한 타작마당 같은 황사 끝난 하늘 모퉁이 
들판 가까운 별이 이 밤 또렷하다.
필시 그 별의 이름을 아는 자가 죄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