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군 155mm 포탄 약 50만 발을 미국에 대여하면서 새 포탄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동아일보가 21일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미 정부와 대여 계약을 맺으면서 상환 방식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한국 P사가 포탄을 생산하는 대로 미국 정부가 구입해 우리 군에 주는 식으로 우리 군 포탄 비축분을 채워 넣는다는 것이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앞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155mm 포탄은 전시기준으로 하면 부족하다”며 “우리도 부족한 포탄을 빼내서 판매한다면 큰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병주 의원은 “군이 갖고 있는 걸 일단 빼서 대여 형식으로 주고, 그다음에 풍산이나 방산업체에서 만든 탄을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계약 됐는지는 확인해 봐야 될 것”이라며 “지금 엄청나게 전투력에 문제가 생기고 안보에 공백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또 김 의원은 “50만발을 생산하려면 몇 년이 걸린다, 2~3년은 걸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지금 미군에 대여한다는 50만 발의 전시 비축 탄약은 대한민국의 생명줄”이라며 “군 지도자를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대 교수는 21일 SNS를 통해 “만일 진보 정부가 우리 군의 전시 비축 탄약을 몰래 해외로 반출했다면 보수 야당은 ‘국가 반역죄’라며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나섰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설령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군에 탄약을 주라고 지시를 해도 참모총장은 직을 걸고 이를 거부해야 한다”며 “그게 바로 군사 지도자의 본분이자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육군 탄약창에서 대량으로 비축 탄약이 나가는 걸 보고 과연 어떤 군 지도자가 잠이 오는가.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는가”라며 “그러고도 자리나 보전하는 그들에게는 군복이 부끄러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결부해 짚었다. 

그는 “미군이 자체 보유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도 포탄이 부족해지자 올해 들어와서는 한국에 비축해 놓은 미군의 전시비축 포탄을 우크라이나로 빼돌리기 시작”했다며 “우리 국방부는 미 측에 강력한 우려와 항의를 전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 11월부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군과 민간을 무차별적으로 미사일과 포탄으로 공격해 오자 이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 군의 포탄 소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이 시점에서 미국과 나토, 폴란드, 우크라이나는 일제히 한국에 포탄 지원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1월에 서울을 방문한 나토 사무총장은 매우 절박하게 한국에 포탄을 요구했다”며 “이때라도 우리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가능성을 고려했다면 전시대비 비축탄이 아니라 포탄 생산 업체로 하여금 재고 물량을 늘리도록 요청”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포탄 지원 시기를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늦추는 등 안보 공백 해소 대책을 준비했어야 한다”고 했다. 

▲ <이미지 출처=MBN 화면 캡처>

이어 ‘그러나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가 미국 국빈 방문이 추진되자 전격적으로 포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며 “이로 인해 전대미문의 무장해제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군 지도부는 감히 대통령에게 직언도 하지 못하고, ‘수출’이 아니라 ‘대여’라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과오를 덮으려는 꼼수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심각한 사태에서 국방부는 반출된 포탄의 상당량은 주한미군 비축탄이며, 헌 포탄을 주고 새 포탄으로 돌려받을 것이라는 이상한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주한미군 포탄은 전시비축탄이 아닌가. 다 같은 연합방위역량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돌려받는 시점은 과연 언제인가. 미국이 언제까지 채워 넣겠다는 보장을 한 적이 있는가”라며 “하나 마나 한 소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부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